대구시교육청, 학생 건강 위해 학부모에 문자메시지 전달 맞벌이 부부 딜레마에 빠져

한파로 대구지역 초등학교 등교시간이 조정되면서 개학 첫날 다소 혼란이 일어났다.

대부분의 학교가 겨울방학을 마치고 개학 첫날인 25일 대구시교육청은 한파로 등교시간을 오전 10시로 늦췄다.

이날 등교시간이 조정된 학교는 지역 초등학교 214개교이며 이중 213개 초등학교는 개학일이다.

시 교육청은 지난 24일 한파주의보가 내려지자 학생들의 건강을 고려, 등교시간을 조정했다.

등교시간 조정에 대해 각 학교별로 학부모들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하지만 폭설 등 이동이 불가능한 상황이 아닌 가운데 등교시간만 늦춰지자 맞벌이 부부를 중심으로 등교시간을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출근시간은 그대로인 가운데 자신의 아이만 학교에 일찍보내기도 힘들고 그렇다고 출근시간을 조정하기도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리 공지가 됐으면 직장에 양해를 구할 시간이라도 있었지만 주말 오후 급하게 결정되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맞벌이 부부인 A씨(40·여)는 "휴일 오후에 연락을 받았는데 어떻게 할지 남감했다"며 "직장에 반차를 쓸 수밖에 없었는데 눈치가 보였던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또 "학생들 건강을 위해서 한 조치기 때문에 문제라고 단정짓긴 힘들지만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저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학교를 일찍 보내달라고 조르는 아이를 달래느라 진땀을 빼기도 했다.

개학날과 겹치면서 저학년 학생들은 그동안 보지 못한 친구들을 볼 생각에 전날부터 들떠 있는 학생을 달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반면 등교시간을 늦춘 것에 대해 교육청의 발빠른 대처라고 옹호하는 학부모들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아침시간 어른들도 견디기 힘든 한파가 이어지고 있는데 학생 건강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교직원들은 미리 출근해 학교와 교실을 따뜻하게 만들고 학생들을 받는 것이 더욱 교육적이라고 강조했다.

B씨(42)는 "학기중도 아니고 개학날인 만큼 교육청이 선제적으로 잘 대응한 것"이라며 "교직원들은 정상 출근해 학생들을 위해 고생한 만큼 오히려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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