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에 읽은 만한 책

"나를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혹시 내가 아닌 다른 외부적 요소들이 나를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직업, 사는 곳, 자동차, 통장 잔고 등 지금 나는 내 바깥에서 만들어지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잘되는 나', 더 나은 삶을 이루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된 이 질문에 대해 '국부론'의 저자, '자본주의 아버지'라 불리는 애덤 스미스는 '반드시 자기 자신을 알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애덤 스미스는 이런 인간의 본 모습을 일찍이 알아차렸던 것 같다. 그리고 이에 대한 주옥같은 해답지를 '도덕감정론'이라는 책에 정성스레 담아냈다. 사람과 인생에 대한 그의 통찰력이 빛나는 불후의 역작이다.

이 숨겨진 대작을 스탠포드 교수이자 베스트셀러 저자인 러셀 로버츠가 다시 끄집어내어 쉽게 풀어쓴 책이 출간됐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1월의 읽을 만한 책'으로 선정한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은 250년 전 쓰여진 고전을 전 세계 현대인의 삶에 맞춰 새롭게 설명한 책이다.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은 '도덕감정론'이라는 원저의 중심 내용을 친절한 해설, 재미있는 사례와 함께 읽을 수 있는 교양 도서다.

무엇보다 옛 고전이 주는 무게감을 덜어내도록, 쉽고 편하게 쓰였다. 그렇지만 원저가 주는 깊이와 감동은 동일하게 느낄 수 있도록 그 핵심과 정수를 고스란히 담았다.

생전 애덤 스미스는 묘비에 -'도덕감정론'의 저자, 여기에 잠들다 - 라고 새겨지길 원할 만큼 이 책을 아꼈다. '국부론'과는 다르게 평생 동안 6번의 개정판으로 고쳐낼 정도였고, 경제학자이기 이전에 도덕 철학자였다.

애덤 스미스는 개인의 인생뿐 아니라 더 살기 좋은 세상까지 원하는 사람들의 욕심을 꿰뚫고 있었다. 그는 사람들의 이런 욕심을 긍정적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삶에 대한 우리 욕심을 만족시킬 답을 찾아주고자 했다.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우리는 더 나은 삶, 더 나은 세상을 꿈꾸기 때문이다.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은 부, 행복, 이기심, 이타심, 정의, 관계 등 개인과 사회를 만드는 여러 요소들의 본질을 알려주고, 그것들을 좋은 방향으로 이끄는 애덤 스미스의 가르침을 담고 있다. 이런 가르침들은 우리를 한 번 더 생각하게 하고, 겸손하게 한다.

이 책은 나 자신과 가까워지는 소중한 시간을 선사한다.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두고 고전이 주는 오래된 향기에 빠져보는 시간을 통해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과 가까워질 수 있다. 내면의 가치들을 키운다면 지금보다 더 잘되는 삶에 성큼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남현정 기자
남현정 기자 nhj@kyongbuk.com

사회 2부 데스크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