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3 아시아 챔피언십 4강 카타르전 후반 49분 쐐기골…올림픽 본선 진출 견인

▲ 26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 사드 스포츠클럽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4강 카타르 대 대한민국 경기. 한국 문창진이 슛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
'키 170㎝, 몸무게 63㎏'

27일 새벽 카타르 도하 알사드 스포츠클럽 경기장에서 열린 U-23 아시아 챔피언십 4강전 한국 대 카타르의 경기 후반 49분 쐐기골을 터뜨리며 대한민국의 올림픽 본선 진출을 견인한 문창진(23·포항스틸러스)의 체격조건이다.

축구선수로서도 작은 체구이지만 그의 포지션인 공격형 미드필더 또는 공격수로서는 그야말로 왜소한 체구다.

그는 지난해 어느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키가 크면 공격수로서 유리한 부분이 있다. 또 (김)승대 형처럼 빠르면 얼마나 좋을까 부럽기도 하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것은 단점을 강점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자신의 체격조건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놨다.

광양제철초와 포철중, 포항제철공고(현 포철고) 등 국내 최고의 유스시스템을 자랑하는 포항스틸러스 유스팀을 나온 그는 2012년 고교졸업과 함께 당시 황선홍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광양제철초 5학년때 독일 축구명문클럽이 레버쿠젠과 브레멘에서 1년6개월간 축구유학을 떠났던 문창진은 포항제철중으로 진학하면서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다.

고교시절 나이대별 대표팀에서 붙박이 공격미드필더로 확고한 자리를 차지했던 문창진이 대학팀을 거치지 않고 프로에 데뷔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그러나 한국 축구의 기라성같은 선수들이 포진해 있는 프로무대는 또래 축구와는 달랐다.

당장 팀내에서조차 당시 황진성·신진호·노병준 등 출중한 기량을 갖춘 선배들이 앞을 가로 막았고, 거대한 바위같이 앞을 가로막는 상대수비수를 뚫기에는 그의 왜소한 체구가 야속했다.

데뷔 첫해인 2012년 그는 K리그 클래식에 단 4차례 교체출전한 것이 전부였고, 슈팅한번 날리지 못한 채 시즌을 마쳤다.

또래 선수들중 '에이스'라는 명칭을 달고 다녔던 문창진으로서는 그야말로 참담한 성적표였다.

하지만 2013년 그에게 기회가 다가오는 듯했다.

당시 황선홍 감독은 외국인 선수없이 시즌을 맞으면서 '쇄국축구'라는 한국 프로축구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지만 2013ACL까지 치러야하는 강행군이 예상됐다.

결국 황감독은 G조 예선 우즈베키스탄 분요드코르와의 원정경기에 2군에 가까운 팀을 꾸릴 수 밖에 없었고, 이 경기서 문창진이 대활약을 펼치면서 2-2무승부를 기록하고 돌아왔다.

문창진으로서는 데뷔 첫해 뿜어내지 못했던 진가를 확실하게 보여준 경기였지만 기쁨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ACL 예선탈락 이후 K리그에 집중하던 6월 허리디스크로 인해 K리그 7경기 교체출전, 1득점, 3슈팅의 기록을 남긴 채 시즌아웃 된 것이다.

그러나 부상으로 인한 시즌아웃이 아픔만 준 것은 아니었다.

재활기간중 프로에서 살아남으려면 한층 더 강한 체력을 갖춰야 한다는 판단에 겨울훈련에 이를 악물었고, 그 결과는 2014시즌 시작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문창진은 2014년 7경기 선발출전 등 모두 24경기에 출전해 2득점 2도움을 기록하는 비약적인 발전을 보였다.

그리고 2015시즌 시작과 함께 두각을 보이기 시작한 문창진은 파죽지세가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같은 해 7월 전남과의 19라운드 경기서 오른쪽 무릎 부상을 당하면서 또다시 사실상의 시즌 아웃이 되고 말았다.

지난해 문창진은 부상으로 인해 단 11경기 출장에 그쳤지만 4득점 2도움에 14개의 슈팅을 날려 24경기에 출장한 전년도 2득점 2움 15슈팅을 앞지를 만큼 과감해졌다.

프로무대에서는 이처럼 아직 신인급이나 다름없는 미완의 대기에 불과한 문창진이었지만 또래별 대회에서는 여전히 최고의 미드필더였다.

그는 지난 2013년 제1회 아시아축구연맹 U-22 챔피언십 대표·아시아축구연맹 U-19 선수권대회 대표로 활약한 데 이어 2015년 태국 킹스컵 U-22 국가대표로 출전해 그의 존재를 확인시켜 왔다.

성남 감독시절부터 문창진을 지켜봐 왔던 올림픽대표팀 신태용 감독은 이번 대회 대표팀에 일찌감치 이름을 올렸고, 문창진에 대회 시작과 함께 그 꽃을 활짝 피웠다.

신태용호는 지난 14일 우즈벡과의 조별예선 첫 경기에서 전반 19분 선제골에 이어 47분 결승골을 터뜨리는 문창진의 활약덕에 2-1승리를 거둔 데 이어 요르단과의 8강전에서도 전반 23분 천금같은 결승골을 쏘아올렸다.

또 27일 새벽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홈팀인 카타르와의 4강전에서도 2-1로 앞서던 후반 49분 승리에 쐐기를 박는 세번째 골을 꽂아 넣었다.

문창진은 이날 두번째 골을 넣은 권창훈(수원 삼성)과 나란히 4골씩을 터뜨려 대회 득점왕 경쟁까지 불을 붙이며 2016시즌 '화려한 비상'을 꿈꾸고 있다.

그리고 그는 말한다.

"키가 작으면 위치 선정 능력을 키우면 되고, 스피드가 부족하면 정확한 볼 트래핑과 드리블, 패스·슈팅 능력을 키우면 된다. 그래서 나는 팀 훈련이 끝난 뒤에도 매일 혼자 연습하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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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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