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화제 - 도축용 돼지 탈출 소동

▲ 2일 오후 익산포항고속도로 대구방면 도평터널 출구 앞에 도축용 돼지 1마리가 추락, 출동한 경찰관이 돼지 포획에 나서고 있다. 배준수기자 baepro@kyongbuk.co.kr
고속도로를 달리던 화물차량에서 도축장으로 향하던 돼지 1마리가 추락했으나, 경찰과 한국도로공사 직원의 도움으로 무사히 주인의 품으로 되돌아갔다.

그러나 이 돼지는 안타깝게도 주인의 손에 이끌려 도축장에서 생을 마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2일 오후 3시29분께 대구시 동구 도동 익산포항고속도로 대구방면 도평터널 출구 앞에서 돼지 1마리가 고속도로에서 서성인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비슷한 시각 도로공사 상황실에서도 돼지를 발견했다.

고속도로순찰대 제3지구대 소속 경찰관 2명이 포획에 나섰지만, 마취총이나 그물이 없어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화가 난 돼지는 입에 거품까지 물고 고속도로로 향하는 발길을 제지하는 경찰관을 공격하기까지 했다.

이 때문에 도평터널 입구에서 2.5㎞ 구간에서 1시간 가량 심각한 차량 정체가 빚어지기도 했다.

포획소동은 도로공사 영천지사 직원들이 합세하면서 오후 4시25분께 마무리됐다.

그러나 도평터널 인근 폐쇄회로(CC)TV를 모두 돌려봐도 돼지가 움직이는 모습만 보일뿐, 돼지를 싣고 가던 차량의 모습은 그 어디에서도 확인할 수 없었다.

다행히 돼지 처리를 놓고 고민하던 중 주인이 나타났다.

대구 북구 검단동 도축장에서 돼지 수를 헤아리던 운전기사가 5t 화물차량에 있던 45마리의 돼지 중 1마리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고, 40여분이 지난 오후 4시10분께 돼지 주인 전모(50)씨가 도로공사로 곧바로 연락을 해온 것이다.

경북 경산시 와촌면에서 돼지농장을 운영하는 전씨는 "화물차량 철제물 용접부위가 부서지면서 돼지 1마리가 고속도로에서 추락한 것 같다"며 "도로공사로부터 돼지를 인계받아 곧바로 도축했다"고 전했다.

도로공사 영천지사 관계자는 "고속도로에 돼지가 추락했으나 큰 사고없이 발빠르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면서도 "도축장으로 향하다가 운 좋게 목숨을 건진 돼지가 곧바로 도축됐다는 사실을 전해듣고는 왠지 짠한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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