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사고방식의 사람들이 상상력과 창의성 발휘할 때 창조도시 구현될 수 있다

▲ 이한웅 PR스토리 상상 대표
문화와 예술이 도시의 경쟁력이자 가장 지속적인 '성장동력'으로 평가받는 시대다. 산업도시보다 문화와 예술이 있는 문화융성의 도시로 사람이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보헤미안지수(Bohemian Index)라는 것이 있다. 도시전문가인 카네기 멜론大의 리처드 플로리다 교수가 고안한 지수로 한 도시에 화가와 작가, 배우 등 문화및 예술적으로 창조적인 사람이 사는 비율을 지표화 한 것인데 계속 번영하는 도시가 되려면 이런 보헤미안지수가 높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지수가 높으면 다른 종류의 인적 자산을 유치하는 환경을 창출하고, 결과적으로 하이테크산업 발전, 인구증가, 고용성장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창조도시일수록 '보헤미안 지수'가 높게 나타나는 이유는 창조성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도시의 생산성을 높이기 때문이며 이런 사례로 독일 루르, 프랑스 소피아 앙티폴리스, 일본 요코하마, 미국 뉴욕과 오스틴, 아일랜드의 더블린 등이며 공통적으로 도시에 내재하는 창조성을 기반으로 도시의 운명을 바꾼 경우다.

결과적으로 자유로운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상상력과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을 때 창조도시가 구현될 수 있다는 것이며 그 열쇠는 문화콘텐츠가 쥐고 있다. 이제 문화와 예술, 축제는 소비가 아니라 예측할 수 없는 생산을 유발한다. 지난달 31일 막을 내린 화천산천어축제는 그 산골에 154만명이 다녀가 900억원대의 경제효과를 안겨 주었다. 그 외 안동국제탈춤축제 함평나비축제 진주유등축제 보령머드축제 춘천마임축제가 해당 지역의 경제에 결정적인 효자 노릇을 했다는 것은 오랜 시간 검증된 사실.

이들 성공축제의 공통점은 뭘까. 민간 전문인력이 주도하는 법인이 운영하고, 스토리 중심의 콘텐츠가 답이다. 또 문화재단은 협찬수익과 판매수익으로 재원 마련이 가능하고 축제 장소의 상설화, 지역고유문화의 스토리텔링화 등 나름의 비결이 있다.

안동은 2006년부터 민간주도의 별도 관광축제법인을 만들어 탈춤축제를 최우수축제 3번 연속을 거쳐 글로벌축제로 성장시켰다. 인구 4만명의 강원도 횡성군도 문화재단 설립 타당성을 위한 여론조사를 거쳐 5월에 문화재단을 출범시킨다. 인구 50만명이상의 도시가운데서는 포항시와 남양주시만이 아직 전문 민간법인을 발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포항의 자매도시인 대구 수성구는 10년 전 문화재단을 만들어 지역주민에게 풍족한 문화예술 참여기회를 제공했고 주민 만족도가 최고조에 이르자 아예 최근에는 문화예술을 전담하는 '교육문화국'을 신설, 국내 대표문화도시 만들기에 모든 행정력을 쏟고 있다.

얼마 전 포항시의 문화재단설립 타당성 조사결과가 발표됐다는 언론보도를 들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차근히 준비해 지역주민들이 마음껏 문화와 예술을 향유하고 배워서 시민 보헤미안지수가 높아져 참된 창조도시가 됐으면 한다.

또 그 기능은 컨트롤타워 보다는 자발적인 문화예술 참여를 통해 시민 삶의 질이 높아지도록 돕는 '문화예술에너지 발전소' 같은 기능을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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