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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교촌마을 교동된장집 뒷뜰에 핀 홍매화.

[포토포엠] 경주 교동마을의 오후 2시

 

오후 2시
모기내(蚊川) 물빛이 하얗다
가장 빛나는 광란의 시간
그것도 봄날
꽃들이 빛에 쫓겨 망울 터뜨린다
가슴이 더 뜨거운 것들
먼저 끌어안고 빛진다
가지마다 분홍빛 겹다
윙윙 벌들이 꿀에 취해
이 꽃
저 꽃
날아다니는 동안
잿빛 기와지붕
순하게 햇살 걸러 내린다
누구 보는 이 없는 뒤뜰에
붉은 매화
이 봄날 오후 2시에
광란 도졌다
해마다 쓸데없이
수술과 암술 정밀한 꽃잎을 달고
옛 성 밟고 오는
바람 맞는다
천년 전 살다 간 사람
뼛속 같은 기다림
오후 2시에 바람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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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교촌마을 교동된장집 뒷뜰에 핀 홍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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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교촌마을 교동된장집 뒷뜰에 핀 홍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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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교촌마을 교동된장집 뒷뜰에 핀 홍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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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교촌마을 교동된장집 뒷뜰에 핀 홍매화.

 

 

이동욱 편집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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