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라이온즈 구자욱 붙박이 외야수 경쟁 구슬땀 지난해보다 좋은 모습 자신

"저를 속이지 않고, 정말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조심스러웠지만, 자신감이 가득한 목소리였다.

16일 일본 오키나와현 온나손 아카마구장에서 만난 구자욱(23·삼성 라이온즈)은 "자만하지 않지만 자신감을 가지고 훈련하고 있다"며 "모두가 열심히 하고 있지만, 나도 나를 속이지 않고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자욱은 2015년 KBO리그가 낳은 최고 히트 상품이었다.

2012년에 입단해 상무 시절을 포함해 3시즌 동안 퓨처스리그에서만 뛴 구자욱은 2015년 1군 무대에 데뷔했고 116경기에 나서 타율 0.349, 11홈런, 57타점, 17도루를 기록했다. 신인왕의 영예도 구자욱 차지였다.

싹을 틔운 곳이 오키나와였다.

구자욱은 "지난해 처음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했을 때 '여기서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1군 스프링캠프 일정도 알지 못하니 두 배로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생애 두 번째 1군 스프링캠프를 치르는 구자욱은 더 큰 꿈을 품는다.

구자욱은 "내 자리를 확실하게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1루수와 외야수, 3루수를 오갔다.

'다재다능한 선수'라고 포장할 수도 있지만 구자욱은 "'주전 외야수 구자욱' 이런 타이틀이 없었던 거다"라고 자신을 냉정하게 바라봤다.

구자욱은 "포지션을 결정하는 건 감독님"이라고 말하면서도 "올해는 주전 외야수로 불리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삼성 외야진에는 최형우, 박한이, 배영섭, 박해민 등 주전급 선수가 즐비하다. 구자욱은 "내가 모자란 부분이 많다는 걸 인정한다"면서도 "최선을 다해 도전해보겠다"고 했다.

이번 캠프에서 구자욱은 외야 수비 훈련에 힘을 쏟고 있다. 1루수 훈련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구자욱은 "코치님들이 '지난해보다는 나아졌다'고 하셨다"며 수줍게 웃었다. 물론 구자욱을 신인왕으로 이끈 타격 재능도 더 날카롭게 다듬을 계획이다. 구자욱은 "지난해보다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했다.

그는 "타율 0.349도 좋은 성적이다. 이 수치를 뛰어넘겠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숫자보다는 '정말 팀에 공헌했다'는 평가를 받도록 중요한 순간에 한방을 치는 타자가 되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구자욱은 지난 15일 아카마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평가전에서 1번타자로 나서 4타수 3안타를 기록하며 쾌조의 타격감을 과시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구자욱을 '1번타자 1순위'로 꼽는다.

하지만 구자욱은 오키나와에서 더 큰 꿈을 꾼다.

그는 "더 확실해지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정말 자신을 속이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연합
연합 kb@kyongbuk.com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