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FA 생각 안해…할 일 하고 나중에 평가받을 것" 특유의 건강함과 노력으로 다시 한번 꾸준함 증명 다짐

▲ 삼성 라이온즈 최형우가 16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 구장에서 야간 훈련을 마친 뒤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
최형우(33·삼성 라이온즈)의 강점은 꾸준함이다.

목표에도 '꾸준함'을 담았다.

16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 구장에서 야간 훈련을 마치고 만난 최형우는 "30홈런·100타점을 꾸준히 기록하는 타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

한국프로야구는 2014년부터 타고투저 현상이 지배했다. 하지만 30홈런·100타점은 여전히 희소가치가 있다.

2014·2015년, 2년 연속 30홈런·100타점 이상을 기록한 타자는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와 에릭 테임즈, 최형우 세 명뿐이다.

최형우는 "2년 연속 그 기록을 달성했으니, 더 높은 기록을 원하는 팬이 있을 것이다"라면서도 "그래도 나는 일단 30홈런·100타점을 목표로 세우고 시즌을 시작한다. 이후에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내 페이스를 잃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만큼 최형우는 '기복 없는 선수'라는 평가를 원한다.

아픈 과거를 딛고,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거포로 성장한 '과정'이 '꾸준함'에 대한 갈증을 키웠다.

2002년 2차 6라운드 전체 8순위로 삼성에 입단한 최형우는 2008년 4월 1일 잠실 LG전에서 프로데뷔 첫 아치를 그렸다.

그 사이 방출과 입대, 삼성 재입단의 시련을 겪었다.

최형우는 2005시즌을 마치고 방출 통보를 받았다. 경찰 야구단에 입단해 군 복무를 시작한 그는 포수에서 외야수로 전향했고, 2007년 퓨처스(2군)리그 북부리그 타격 7관왕을 차지했다.

전역을 앞둔 그에게 복수의 팀이 영입제의를 했다. 최형우는 "프로 생활을 시작한 곳에서 성공하고 싶다"며 삼성과 계약했다.

2008년 신인왕에 오르며 방출 선수 신화를 쓴 최형우는 삼성 4번 타자로 확실히 자리 잡았고, 이제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좌타자로 자리 매김했다.

최형우는 "선수 생명을 보장받지 못했던 시절을 생각하면 지금의 내가 참 대견하다"며 웃었다.

많은 걸 이뤘지만, 최형우는 여전히 야구에 목마르다.

최형우는 지난해 144경기를 모두 소화했다. 2015년 전 경기에 출전한 선수는 최형우를 포함해 6명뿐이다.

최형우의 별명은 '금강불괴'다.

그는 "나도 아플 때가 있다. 하지만 '부러지지 않는 한 경기에 나선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뛴다"며 "경기에 뛰는 게 즐겁다. 아프다고 쉬고 싶지 않다"고 했다.

꾸준함과 건강, 의욕이 삼성 4번타자 최형우를 만들었다.

최형우는 올 시즌을 정상적으로 마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최형우는 "지금은 FA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때 가서 생각할 일"이라며 "내 할 일을 하고 나중에 평가받겠다"고 했다.

꾸준히 30홈런·100타점을 기록한 타자를 원할 팀은 많다.

그는 "올해 갑자기 50홈런을 친다고 내 가치가 올라가지 않는다"고 했다. 평정심을 강조한 한 마디다.

그러나 최형우가 일시적인 부진에 빠진다고 해도 가치가 떨어지지도 않는다. 더구나 최형우는 "최대한 오래, 꾸준히 야구를 잘하고 싶다"는 의욕에 넘친다. 젊고 건강한 최형우는 2016년 다시 한 번 꾸준함을 증명하려 한다.
연합
연합 kb@kyongbuk.com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