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사람이든 아랫사람이든 예의·모범 보여야 하는 리더 인격 없인 타인 못 움직여

▲ 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 언론인
지난 16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에 관한 국회연설'을 하는 도중에 야당 의원 일부가 컴퓨터를 통해 만화를 보는가하면 몸을 뒤로 젖혀 뒷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등 볼썽사나운 모습들이 TV를 통해 비춰졌다.

이들의 행동은 상대로부터 다분히 고의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하고도 남았다.

사리분별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초등생들도 이런 모습은 보이지 않을 망나니 짓거리가 민의의 전당이라는 국회 안에서 버젓이 벌어졌다.

우리는 국회의원들을 정치지도자라고 부른다. 또한 이들은 이 사회를 이끌고 나가는 최고의 리더이기도 하다. 대통령이 밉다 해도 적어도 국가원수에 대해 지킬 도리는 해야 하지 않을까?

조선 정조 때의 일로 전해지고 있는 이야기다.

한양에서 푸줏간을 하는 돌쇠라는 이름을 가진 백정이 있었다.

하루는 돌쇠에게 양반 두 사람이 고기를 사러 왔다.

먼저 온 양반이

"야! 이놈 돌쇠야! 고기 한 근만 다오"

다음으로 온 양반이 말했다.

"여보게 돌쇠네! 나도 고기 한 근만 주게"

두 양반은 똑같이 고기를 한 근씩 샀는데 비교해 보니 고기의 양이 눈에 뛰게 차이가 났다.

이에 먼저 온 양반이 버럭 화를 내었다.

"이놈 돌쇠야! 같은 한 근인데 어찌 이렇게 양이 다를 수 있느냐?"

그러자 돌쇠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손님 것은 돌쇠놈이 자른 것이고요. 이 어른 것은 돌쇠네가 자른 것이라 그렇습니다요"

리더는 예절을 지켜야 한다.

모든 분야에서 리더는 윗사람에게든 아랫사람에게든 예의를 갖추고 모범을 보여야 한다.

예절은 그 사람의 인격을 담는 그릇이기 때문이다.

목회자의 신앙도 예의라는 그릇에 담겨 나올 때 고상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그래야 따르는 신도들이 많은 것이다. 사랑도 예의라는 그릇에 격식을 갖추어 나올 때 품위가 있고 아름답고 존경스러운 것이다.

중국 속담에 "상대방과 대등하게 행동하면 자기와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들고 상대방을 무례하게 대하면 소인배들만 모여든다. 그러나 예의를 갖추어 상대방을 대하면 자신보다 뛰어난 인재를 만나게 된다"는 말이 있다.

고금의 진리다.

리더가 직위로서는 아랫사람의 몸을 움직일 수 있게 할 수 있으나 인격이 모자라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다.

오는 4월 총선에 출마할 정치 지망생들은 공자가 일생을 돌아보며 수양의 발자취로 술회한 인생의 여섯 단계 풀이 가운데 쉰 나이를 가리키는 지명(知命·하늘이 나에게 부여한 이 세상을 바로 잡으라는 뜻)과 예순을 지칭하는 이순(耳順·남의 의견에 순순히 귀 기울일 만큼 마음의 여유를 가진다)이라는 말을 되새기고 또 되새겨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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