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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대받는 전적비

형산강 전투 전적비·충혼탑에 둘레길 만들고 정자 세워 호국정신의 교육장소 돼야

조유현 세무사 등록일 2016년02월29일 21시25분  
▲ 조유현 세무사
또 다시 터진 북한의 불장난으로 세상은 더욱 어지러워졌다. 이런 때일수록 애국정신으로 단합해야 하는데 사회적 분위기가 과연 그렇게 되도록 되어 있을까? 한국전쟁(6·25) 때 격전지였던 곳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전적비나 순국하신 분들을 추모하기 위한 충혼탑이 홀대를 받고 있는 안타까운 실정을 보면 그런 기분이 든다.

포항과 대구 사이의 국도에서 양동으로 가는 초입에 있는 야트막한 야산의 산등성이, 형산강이 내려다보이고, 남으로 산과 들이 조망되는 경치 좋은 곳에 비석 한 기가 우뚝 서 있다. 오가며 보면 일반인들이 세울 예사 비가 아님을 느꼈다. 궁금하게 여기며 몇 년 째 지나다니다가 지난 12월에 알아보기로 했다. 차로 국도에서 우회전하여 철로를 건너니 바로 직진하는 길과 좌회전 하는 갈림길이 나와 당황했다. 비와 가까운 좌회전 쪽을 택했는데, 채 50m도 못가 끝이었다. 걸어서 갈 길을 찾아 두리번거리다가 벌통을 만지고 있는 사람이 있어 온 연유를 말했더니 길 같이 보이는 곳을 가리키며 높지 않으니 올라가 보라 하였다. 그것은 벌을 치기 위해 오르내리던 길로 바로 끊어지고 가시덤불을 헤치고 나아가야 했다. 안강전투전적비였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작은 안내판 정도는 세울 법도 한데, 너무 무심하다는 불평이 절로 나왔다. 포항시에도 충혼탑과 전적비가 있지만, 일반인들이 찾아갈 수 있도록 세운 안내판을 보지 못했다.

포항, 안강, 기계로 이어지는 형산강 전투는 대한민국을 살려낸 낙동강 방어전선의 일부였다. 만약 거기서 북한군을 방어하지 못해 뚫렸더라면 우리는 통일된 공산치하에서 살고 있을 것이다. 형산강만 건너면 정부가 있던 부산으로 진격하는 탱크와 부대를 방해할 만큼 높은 산이나 큰 강 등 어떤 자연지형물은 없다. 그래서 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실정이라 인력만으로 지킬 수밖에 없었고, 많은 국군 장병들이 희생됐다. 특히 부족한 병력을 보충하기 위해 자원 입대한 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어린 학생들의 학도의용군 중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전투가 형산강 전투였다.

전적비나 충혼탑을 세운 목적은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의 넋도 위로하고, 고귀한 호국정신을 널리 선양하여 후손들이 본받게 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세우기만 했지 목적 달성을 위해 교육의 장소로 활용하는 등 노력은 기우리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가기 쉽도록 도로표지판에 이름이라도 올렸으면 좋으련만, 그것은 큰 예산이 드는 사업이 아니고 성의 문제이다.

중요 문화재 관광지 등은 도로표지판에 잘 쓰여 있다. 그런데 전적비 등은 왜 그러지 않는지, 그럴 가치가 전자보다 못하다고 여겨서일까? 나라가 건재하기 때문에 전통문화재를 보호할 수 있고, 관광지에서 여가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내 고향 의령군의 경우 홍의장군과 휘하 장병들을 추모하는 의병탑이 있는데, 도로표지판에 병기 돼 있어 쉽게 찾아 갈 수 있다. 임진왜란 때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가 되는 걸 막는 데에 기여한 의병들의 공에 한국전쟁 때 적화통일을 막은 공을 비교하면 조금도 기울지 않고 비슷할 것이다. 따라서 전적비 등도 도로표지판에 등재해야 당연하다.

그리고 형산강 전투 전적비와 충혼탑을 둘러볼 수 있도록 둘레길도 만들고, 정자도 세워 소풍을 가서 쉴 수 있게 했으면 싶다. 역사도 써 붙이면 훌륭한 호국정신의 교육장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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