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포스 신들’ ‘신에 맞선 영웅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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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재원의 그리스신화Ⅰ(올림포스 신들).
올림포스 신들, 살아있는 이야기가 되다.

인문학 도서 전문출판사인 도서출판 북촌(대표 이호준)이 그리스 신화를 통해 현대인들의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유재원의 그리스신화Ⅰ'(올림포스 신들), 유재원의 그리스신화Ⅱ(신에 맞선 영웅들)을 출간해 독자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다.

사람이 고향을 그리워하는 것은, 고향에는 자신을 길러준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뿌리가 있고 역사가 있으며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던 어린 시절이 바로 그곳에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고향으로 향한다.

책이 대중적으로 보급되면서 '오래된 이야기'는 전집이나 위인전에 담겨 부모 세대와 만났는데, 그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게 바로 '그리스신화'였다.

책 표지가 떨어져 나갈 정도까지 밤을 새워 읽어도 지루하지 않던 그 놀라운 이야기들은 아직도 우리를 흥분시키고, 함께 나눌 수 있는 공통된 이야깃거리가 된다. 그리스신화는 우리에게 바로 '고향 같은 이야기'다.

첨단 문명을 누리고 있는 21세기에도, 사람들은 제우스를 비롯한 올림포스 신들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능력자이지만 너무도 인간적인 제우스를 비롯해, 남편의 연인들에게 질투의 화살을 쏘아대는 헤라, 오만한 마음 때문에 제우스를 직접 보려 하다가 죽음에 이른 디오니소스의 어머니 세멜레, 여신 아테나에게 패배하고 나자빠지는 전쟁의 신 아레스 등의 모습이 우리들의 삶과 너무도 닮아 있기 때문이리라.

올림포스 신들은 물론이고 그들과 어우러지는 인물들에게 몰입하다 보면, 어느 새 신화의 현장에서 신들과 친구처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수천 명이 어우러져 매력적인 뮤지컬을 연출하는 그리스신화는, 우리가 상상력에 갈증을 느낄 때마다 언제 어디서든 흔쾌히 만나준다. 올림포스 신들을 우리보다 먼저 만나 평생 행복한 동행을 하고 있는 유재원 저자(한국외국어대 그리스학과)는 우리 상상력의 출발점이자 우리가 돌아가야 할 곳으로 '그리스신화'를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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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재원의 그리스신화Ⅱ(신에 맞선 영웅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그리스신화의 주인공들인 올림포스 신들이 우리 곁에 여전히 살아있음을 느끼게 된다.

저자가 이 책에서 주목한 것은, 신화를 왜곡하고 오염시킨 요소들을 제거한 진짜 '그리스신화'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소크라테스가 알고 있던 살아있는 올림포스 신들을 그리스신화의 현장에서 직접 만나게 된다.

총2부 19장으로 구성된 이 신화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승리하기 위해 신의 자존심마저 버리고 인간의 힘을 빌리는 제우스의 현실감각부터 석류 한 알을 먹고 지하 세계와 영원한 인연을 맺은 페르세포네 이야기, 인간 안키세스에게 반해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그와 사랑을 나눈 아프로디테, 올림포스의 2인자 아폴론이 한 여인을 두고 인간 남성과 경쟁하다가 패배하는 이야기 등 흥미진진한 서사로 넘쳐난다.

위대한 상상의 문으로 들어가고 싶거나 신화에게 지혜를 빌리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친구 삼으라고 권하고 싶다.

"좋은 책은 쉽고 재미있는 책"이란 말이 있다. 그래서일까? 여기저기서 신화책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만큼 신화는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로 가득하고 우리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우리 앞에 다가온 신화책들이 정말 쉽고 재미있을까?

서가에 가득 꽂힌 신화책을 하나씩 열어보지만, 정작 신화를 제대로 설명해 주는 책을 찾기란 어렵다.

더구나 그리스신화는 로마시대와 중세를 거치며 그 의미가 왜곡되거나 변질되어 버렸고, 그나마 참고할만한 소수의 외서들이 번역되어 출판되었지만 우리 독자들이 그 구성과 흐름을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평생을 그리스학에 바친 유재원 저자(한국외국어대 그리스학과 교수)는, 그리스신화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재구성하는 '세대별 전개 방식'을 세계 최초로 고안해냈다.

이런 집필 방식을 통해, 그는 신화에서 상상력을 얻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고 즐겁게 신화의 바다로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유재원 저자는서울대 언어학과를 졸업하고 1975년 그리스 아테네 대학교로 유학을 떠나 그곳에서 인류 정신세계의 보물창고이자 살아있는 지식인 그리스신화를 제대로 접하게 됐다.

그때부터 40년에 걸친 연구를 통해 그리스신화에 감춰져 있던 본질과 만나게 된 그는, 방문조사 및 연구 성과를 정리해 시리즈로 펴내게 됐다.

그 첫 번째 책은 '유재원의 그리스신화Ⅰ'(부제 : 올림포스 신들)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됐으며, 이번에 출간된 두 번째 책에서는 '인간이었지만 신의 반열에 오를 만큼 탁월한 영웅들'과 '주제넘게 신들을 넘보았던 제1세대 영웅들'의 이야기를 12장에 걸쳐 다뤘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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