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라이온즈 류중일 감독 두달간 전지훈련 결산 "외국인선수 적응·야수진 공백 시범경기서 보완"

▲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3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 구장에서 스프링캠프 마지막 훈련을 마친 뒤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삼성라이온즈 제공
지난 1월부터 두달간의 괌 및 오키나와 겨울전지훈련에 들어갔던 삼성라이온즈가 3일 오키나와 아카마구장에서의 오전 스케줄을 끝으로 캠프일정을 모두 마쳤다.

선수단은 4일 김해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5일부터 신축야구장에서 훈련을 재개, 시범경기에 대비한다.

캠프를 끝낸 류중일 감독과 오키나와 연습경기서 홈런 3개포함 5할5푼의 타격을 기록한 국민타자 이승엽으로부터 전훈이야기를 들어본다.



다음은 류중일감독 일문일답.

- 2011년 감독 취임 첫해 캠프 마지막 날 '한국에 들어가기 싫다'고 말했었다. 지금도 그때와 같은가.

△ 올해도 마찬가지다. 감독 입장에서 캠프 종료는 숙제를 마쳤다는 걸 의미하는 게 아니다. 앞으로 더 많은 숙제가 기다리고 있다. 그러니 한국에 돌아가기 싫다고 감독들이 말하는 것이다. 준비할 때가 그나마 가장 행복하니까.

- 1987년 선수시절부터 삼성 라이온즈에서만 쉬지 않고 30년째 전훈캠프를 치렀다. 정말 희귀한 케이스라 여겨지는데. 스프링캠프란 무엇인가.

△ 선수로 13년, 코치로 11년, 감독으로 6번째다. 감독으로서 치르는 캠프는 육체적으로 편하지만 정신적으로는 더 힘들어지는 것 같다. 어떤 신분이든, 스프링캠프는 설렘 반, 두려움 반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삼성에서 30년 연속 캠프를 치르면서 주인의식이 점점 더 강해졌다.

- 30년 전 캠프와 지금 캠프의 차이점이 있다면.

△ 우리 선수 시절에는 FA 제도가 없었다. 그러다보니 전반적으로 약간 게으른 경향도 있었다. 요즘 선수들은 스스로 훈련량을 많이 가져간다. 야구를 잘 하면 대형 계약을 맺을 수 있다. 그러니 요즘은 코치가 훈련량을 줄여주면 되레 선수가 '왜 저를 더 안 시키십니까' 하는 반응이 나온다.

- 올해 전훈캠프의 성과와 아쉬움을 꼽는다면.

△ 투수 장필준이 크게 성장했다. 선발 후보인 정인욱도 많이 좋아졌다. 야수 중에선 이승엽이 최고의 타격 밸런스를 보였다. 승엽이가 좋은 밸런스를 정규시즌까지 계속 이어갔으면 좋겠다.

반면 아직 외국인선수 3명이 제 컨디션이 아니다. 투수진과 야수진 모두에서 빈자리가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시범경기 동안 최대한 공백을 메워나가겠다.



다음은 이승엽선수와의 일문일답

- 이제 선수로서의 이승엽에게 남은 전훈캠프는 내년 한번 뿐인가.

△ 그렇다. 사실 조금 전 훈련을 마치고 박수를 치는데 '아, 이젠 내년에 한번 더 오면 다시 못 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이번 캠프 연습경기에서 성적이 상당히 좋았는데.

△ 연륜이 생겨 내 스스로 판단할 수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이번 캠프에서 두번째 휴식일 이후부터 코치님들께 양해를 구하고 훈련량을 약간 줄였다. 그러다보니 집중력이 생겨서 경기에서 성적도 좋아진 것 같다.

- 함께 캠프를 치른 젊은 선수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 '후회를 남기지 말라'. 나이가 조금씩 들면서 좋아하는 야구를 하지 못하게 될 때 후회가 밀려오게 된다. '그 때 더 열심히 할 걸' 하고 말이다. 나 역시 지금도 최선을 다하지 못 했던, 후회되는 시절이 있다. 노력이 클수록 후회가 줄어든다고 얘기해주고 싶다.

- 올해 이승엽이 생각하는 삼성 라이온즈의 목표는.

△ 우리는 늘 그랬다. 4강 혹은 5강을 목표로 뛰는 팀이 아니다. 선수로서, 고참으로서, 최선을 다해, 우승을 위해 뛰겠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정치, 경제, 스포츠 데스크 입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