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인에게 새 새명 안기고 떠난 7살 美소년 니콜라스 이야기 장기기증 결정부터 공감대 확산까지 과정 생생하게 담아내

'니콜라스 효과' 즉, 1994년에 있었던 일곱 살 미국 소년 니콜라스의 이야기다. 니콜라스는 가족들과 이탈리아 여행 중 강도에 의해 머리에 총상을 입고 뇌사상태에 빠졌다. 니콜라스의 부모였던 레그 그린과 매기 부부는 아이를 죽음으로 내몬 이탈리아에서 이탈리아인들을 위해 장기기증을 결정하고, 니콜라스의 심장, 각막, 신장, 간, 췌장을 기증해 죽음의 기로에 섰던 7명에게 새 생명을 선사했다.

이로 인해 유럽에서도 장기이식 건수가 가장 낮았던 이탈리아의 장기기증 건수는 두 배로 늘었다. 대통령부터 정·제계는 물론 운동선수와 의사 등 각계각층의 많은 사람들이 장기기증 서약을 했다. 니콜라스 효과는 아무도 예견하지 못했을 만큼 강렬하게 이어지고 있다.

니콜라스의 아빠 레그 그린이 쓴 '니콜라스, 정말 네가 한 거야?'가 우리 글로 옮겨졌다.

계명대 동산의료원 이식혈관외과 조원현 교수(대한이식학회장·사단법인 생명잇기 이사장)와 인제의대 부산백병원 신장내과 김영훈 교수(이식학회 상임이사·생명잇기 감사)가 한글로 옮기고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대한이식학회, 생명잇기가 함께 발간했다.

이 책은 니콜라스를 통해 가족과 미국·이탈리아인들에게 일어난 엄청난 변화들을 아버지의 시선으로 써내려 간 책이다. 니콜라스와 가족들의 위대한 결정을 생명나눔운동으로 확산시킨 과정이 감동적으로 소개돼 있다. 1994년 당시 미국과 이탈리아의 장기기증 건수는 현재 인구 100만명 당 9명 안팎인 우리나라와 비슷했다. 그러나 니콜라스를 통해 생명나눔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돼 단시간 내에 미국은 인구 100만명당 27명으로, 이탈리아는 22명으로 증가했다.

현재 우리나라 이식대기자 수는 2만 5천여명. 그러나 뇌사자 장기기증 수는 500건, 이식대기자 수 대비 1/20 수준으로 이식대기자를 충족하기에는 그 수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 책은 우리나라도 장기기증과 생명나눔 문화 확산에 대한 국민 인식을 높이고 마지막 순간에 생명을 나눠주고 떠난 기증자와 그 가족의 결정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옮긴이 조원현 교수는 "장기기증을 통한 생명나눔 문화 확산을 위해 행정부와 입법부는 물론 종교지도자·사회 각계 지도층, 전 매스컴이 모두 나서 국민적 공감대를 확대해 가야 한다"며 "니콜라스의 생명나눔을 나비의 효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이제 우리들의 몫이다"고 말했다.
남현정 기자
남현정 기자 nhj@kyongbuk.com

사회 2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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