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대 2 패색 짙던 후반 42분부터 연속 3골 몰아쳐 종료 직전 PK골 허용…개막전 광주와 3대 3 비겨 양동현·라자르 부진 털고 공격 활력소 '자리매김'

▲ 12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2016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개막전에서 후반 47분 황지수가 경기를 뒤집는 역전골을 터뜨리자 포항선수들이 달려들어 열정적인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포항스틸러스 제공
포항스틸러스가 2016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개막전에서 85분간의 졸전과 5분간의 기적같은 플레이로 포항극장을 연출해 냈다.

포항은 지난 12일 스틸야드에서 열린 광주와의 홈개막전에서 광주 정조국에게 내리 2골을 내주며 패색이 짙던 후반 막판 내리 3골을 뽑으면서 3-3무승부를 기록했다.

특히 올시즌 울산에서 데려온 양동현이 그동안 우려를 말끔히 쓸어내는 첫 득점을 쏘았고, 지난해 K리그 데뷔후 단 하나의 공격포인트가 없었던 라자르가 2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올시즌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포항은 최전방에 라자르를 놓고 문창진을 쉐도우스트라이커로, 좌우에 심동운과 신인 정원진을 포진시키고, 수비라인은 김원일과 배슬기를 중앙에 세우는 변화를 선택했다.

하지만 경기는 시작과 함께 광주페이스로 흘러갔다.

포항 선수들은 몸이 무거운 듯 광주선수들의 강한 압박에 어쩔 줄을 몰라했고, 포항의 자랑인 패스플레이는 계속된 실수로 연결이 끊어졌다.

김광석이 빠진 수비라인 역시 잇따른 실수를 연발하다 결국 정조국의 강한 대쉬에 골을 헌납하며 어려운 경기가 됐다.

광주의 강한 압박속에 전전긍긍하던 포항은 12분 문창진의 슛으로 분위기 전환을 노렸지만 4분뒤 포항의 허술한 수비라인이 결국 선제골을 내주고 말았다.

16분 포항 미드필드 중앙서 광주 김민혁이 전방으로 쇄도하던 정조국에게 빠르게 연결하자 그대로 슛, 골망을 내줬다.

선제골을 내준 포항은 21분 라자르가 헤딩슛했으나 골키퍼가 잡아냈다.

이후에도 광주의 거센 공세에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0-1로 전반을 마친 포항은 후반시작과 함께 문창진을 빼고 김광석을 투입하면서 스리백체제로 전환시켜 변화를 노렸지만 효과를 발하지 못했다.

2분 손준호가 첫 슈팅을 날렸으나 7분 또다시 실책으로 정조국에게 결정적 슛찬스를 내주는 등 또다시 광주 페이스에 끌려갔다. 그리고 후반 20분 포항박스 왼쪽 엔드라인부근서 이으뜸이 문전으로 내준 볼을 정조국이 다시 슛, 0-2로 패색이 짙어졌다.

위기에 몰린 최진철감독은 22분 정원진 대신 김동현을, 29분 배슬기 대신 양동현 카드를 빼들었고, 이 카드는 엄청난 위력을 선보이며 영화같은 기적을 이끌어 냈다.

포항의 행운은 후반 24분 광주 수비수 이으뜸이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시작됐다.

비록 0-2로 뒤진 상황이었지만 수적 우세를 앞세운 포항이 공세로 돌아서기 시작했고, 29분 투입된 양동현은 투입되자 말자 광주 문전 왼쪽에서 회심을 슛을 날렸지만 골포스트를 맞고 나왔다.

그러나 이것은 대서사시의 서막을 알리는 것에 불과했다.

양동현 투입이후 공격주도권을 잡은 포항은 만회골을 터뜨리기 위해 파상적인 공세를 펼치다 마침내 42분 라자르가 광주 아크 오른쪽에서 뒤로 살짝 내준 볼을 달려들던 양동현이 오른발로 강슛, 골망을 세차게 흔들었다.

만회골로 기세를 올린 포항은 45분 김동현이 미드필드 중앙에서 광주 아크 왼쪽으로 찔러준 볼을 심동운이 다시한번 슛, 순식간에 2-2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후반 추가시간 6분은 2016 K리그 클래식 개막전을 포항극장으로 만드는 데 충분한 시간이었다.

동점을 만든 뒤에도 더욱 거센 공세를 펼치던 포항은 47분 이날의 히어로라 할 수 있는 라자르가 다시한번 광주 왼쪽코너까지 치고들어간 뒤 문전으로 낮게 크로스하자 황지수가 감각적인 힐킥으로 골망속으로 밀어넣어 승리를 꿰차는 듯 했다.

하지만 경기종료직전 통한의 페널티킥을 헌납하면서 결국 3-3으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정치, 경제, 스포츠 데스크 입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