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 시간 걸린다" 발표 류중일 감독, 등판일정 등 고심

류중일(53) 삼성 라이온즈 감독과 삼성 프런트는 최근 윤성환(35)과 안지만(33) 등판 일정을 놓고 자주 상의한다.

하지만 결론을 내릴 수 없는 상황이다.

'전력'만 생각하면 두 주축 투수를 시범경기에 내보내 실전 감각을 점검해야 한다. 윤성환과 안지만은 이미 등판 준비를 마쳤다.

둘의 구위를 점검하고 선발 로테이션과 불펜 보직을 확정하는 게 현장으로서는 '당연한 수순'이다.

그러나 삼성은 아직 두 투수의 등판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

'여론'을 고려하면 쉽게 두 투수를 마운드에 올릴 수 없다.

이런 상황은 더 이어질 공산이 크다.

동남아 해외원정도박을 수사하는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관계자는 14일 "수사 마무리 단계라고 할 상황이 아니다. 여전히 통신기록과 계좌정보를 보는 중인데 분석에 시간이 걸린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정킷방(보증금을 주고 빌린 VIP 도박방)을 운영한 사람들의 진술이 필요한 데, 주범인 이들은 해외 도피 중이다"라며 "(윤성환과 안지만의) 계좌정보와 통신기록 일부를 입수했으나, 아직 혐의가 명확하지 않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킷방을 운영하며 해외원정도박을 주도한 범죄조직 수사가 진척되지 않는 한, 윤성환과 안지만의 원정도박 의혹도 밝혀내기 어렵다. 윤성환과 안지만은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프로야구 선수의 해외원정도박 의혹은 지난해 10월 불거졌고, 윤성환과 안지만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제외되면서 사실상 이름이 공개됐다.

이후 윤성환과 안지만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도 제외되며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 했다.

삼성도 난감하다.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둘을 처벌할 수 없다. 무혐의로 결론 나면 '죄가 없는 선수를 처벌하는 결과'를 낳는다.

그렇다고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두 투수를 마운드에 올리면 여론의 뭇매를 맞을 수도 있다.

윤성환과 안지만, 삼성은 무척 괴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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