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실천' 문덕초 이규호 교장 퇴임식 경비 아껴 장학금 기탁 작은 기부도 사회 큰 울림 될 것

▲ 김도진 (재)포항시장학회 사무국장
사표(師表)의 사전적 의미는 '학식과 덕행이 높아 남의 모범이 될 만한 인물'이라고 돼 있다.

현 사회가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해 가진 자는 더 가지려 하고 생활에서는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각박한 사회로 치닫고, 인정은 점점 메마르고 배려와 베풂의 미덕이 사라져 가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에게는 본보기가 될 좋은 일들을 실천하는 사람이 많다.

지난 2월말로 39년 8개월간의 교직생활을 마친 포항 문덕초 이규호 교장선생님은 퇴임식 경비를 아껴 포항시장학회에 500만원의 장학기금을 흔쾌히 기탁하였기에 세간에 사표가 되고도 남으실 분이다.

이날 장학기금을 전달하는 자리에서 특히 이 교장선생님은 "나눔 실천에 교원의 참여를 독려할 뿐만 아니라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위와 같은 교장선생님의 높은 뜻은 교원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이 교장선생님께서는 교단을 떠나시지만 영원한 스승으로 길이 남으실 일을 몸소 실천하신 분이다.

뿐만 아니라 전역을 앞둔 황윤환(23)병장은 2월 18일 시청을 찾아와 이강덕 시장에게 자대 배치를 받은 뒤 20개월간의 월급을 모아 장학금으로 전했다.

황 병장은 "처음에는 제대 후 진로준비를 위해 월급을 모았으나 제대를 앞두고 나보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후배들을 위해 쓰이는 것이 더욱 의미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장학금을 기탁하게 됐다"고 밝혀 잔잔한 감동을 줬다.

미국의 철강 왕 앤드류 카네기(Andrew Carnegie)는 기부 사회환원 사업으로 1881년에서 1920년까지 자신의 재산 중 당시 가치로 5천만 달러 이상을 기부하며 미국에서만 1천679개의 공공도서관을 미국 전역에 지었다.

또한 카네기의 고향인 스코틀랜드와 기타 영어권 다른 지역에 건설한 도서관 까지 포함한다면 2천800개가 넘는 도서관이 그의 기부에 의해 건립됐다는 이야기는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

우리사회도 기부문화가 점차 확산되어 1억원 이상의 고액기부자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운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참여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포항시의 장학금은 53만 시민의 참여로 조성돼 전국 기초자치단체에서 규모가 가장 큰 장학재단으로써 포항인재육성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1990년부터 시작된 포항시의 장학사업은 7천600여명의 고등학생과 대학생이 혜택을 입었고 앞으로 계속 확대해 나갈 것이다.

이규호 교장 선생님과 같이 뜻있는 장학금을 보내시는 분, 용돈을 아껴 모은 돼지 저금통을 들고 있는 초등학생의 모습에 새로운 기부 문화와 희망을 볼 수 있다. 작은 기부도 사회의 큰 울림이 될 것이다.

우리사회의 '노블리스 오블리제' 정신이 사회지도층으로부터 점차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이것이 아름다운 나라를 만들어가는 기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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