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그 사람의 품위 상징 세치 혀 놀림에 당하지 말고 말 한마디 한마디에 신중을

▲ 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 언론인
유태인들의 지혜서인 '탈무드'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어떤 왕이 광대 2명을 불러 한 사람에게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악한 것'을 찾아오라 하고 또 다른 광대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선한 것'을 찾아오라고 명령을 했다.

얼마의 시간이 흘러 두 광대는 답을 찾아왔다. 왕에게 아뢰는데 둘의 대답이 똑같이 "혀"라고 했다. 인간의 혀가 어떻게 사용하는냐에 따라 극과 극을 달리할 수가 있다는 좋은 사례인 것이다.

좋은 말은 코끼리도 춤추게 하고 독한 말 한마디는 사람을 죽이기도 한다.

요즘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의 오는 4·13 총선의 국회의원 출마 후보자에 대한 공천심사 과정에서 일부 현역 중진의원들의 평소 '신중하지 못한 말'에 대한 책임을 물어 탈락의 수모를 안겼다. 공천에서 탈락한 이들은 자신들이 내뱉은 말이 부메랑이 되어 인생 최대의 설화(舌禍)를 입은 셈이다.

'남아일언중천금'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말은 제 자신의 품위에 맞게 해야 된다는 사실을 이들은 너무 가볍게 보았던 것이 아닐까.

국회의원의 배지를 달았다고 해서 뽑아 준 선거 주민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안하무인격으로 처신을 해온 일부 국회의원들과 정치인들을 우리는 너무나 많이 보아 왔다. 그래서 이번에 입을 잘못 놀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공천을 받지 못하고 탈락한 것은 누구에게도 원망을 할 수 없는 자업자득인 셈이다.

조선조 500년 동안 3백여년에 걸쳐 싸워온 당파 싸움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인재들이 죽어 나갔나.

상대방 정적들의 혀 놀림으로 인해 사지가 찢겨 죽거나 능지처참으로 목숨을 잃거나 인적이 드문 깊은 산속에 위리안치되었다가 사약을 받고 무참하게 죽은 인재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이 모든 것이 새치 혀의 놀림으로 희생된 것이다.

어느 식당의 벽에 걸린 박제된 입이 큰 농어 한 마리 아래 다음과 같은 글이 적혀 있는 사진을 본 일이 있다. "내가 입을 다물고 있었다면 난 여기에 있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 그 큰 입으로 얼른 낚싯바늘을 물었으니까. 이 명언은 입 때문에 생겨나는 고통을 자초하지 말라는 교훈이다. 물고기나 사람이나 입을 잘못 놀려서 낭패를 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성경에 "미련한 자의 입술은 다툼을 일으키고 그 입은 매를 자청하느리라"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꼭 지켜야 할 잠언인 것이다.

말씨는 뜻 그대로 씨가 되어 그에 상응하는 열매를 맺는다. 그러기에 말씨를 보면 그 사람의 미래를 알 수가 있다는 말이 있다. 이해인 수녀의 시 '나를키우는 말'을 보면 우리가 평소 어떤 말을 해야 할지를 생각하게 해준다.

'고맙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도 정말 행복한 사람이 되어/마음에 맑은 샘이 흐르고/고맙다고 말하는 동안은 /고마운 마음 새로이 솟아 올라/내마음도 더욱 순해지고/아름답다고 말하는 동안은/나도 잠시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마음 한자락 환해지고/좋은 말이 나를 키우는 걸/나는 말하면서 다시 알지'

자고로 큰 뜻을 품고 정치에 뛰어 들었다면 영화 관상에서 관상쟁이 내경이 한 말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될 것이다.

"난 평생 사람의 얼굴만 봤을뿐 시대의 모습을 보지 못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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