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공식 선거전 시작돼도 유권자들은 여전히 냉소적 지역 민심이반 잘 헤아려야

가톨릭과 기독교 교회에서 세례를 받은 교인이 상당기간 교회에 나오지 않은 교우들을 냉담자(冷淡者) 또는 '잃은양'이라고 부른다.

이들 냉담자들의 대부분은 신앙심이 부족해졌다기 보다는 교회의 성사나 예배에 무관심해진 신자들이다.

요즘 대구권 지역에는 4·13 국회의원 선거철을 맞아서도 선거가 있는지 조차 모를 정도로 유권자들의 선거에 대한 관심이 식어져 버렸다. 유권자들 가운데 교회의 냉담자와 같이 선거 냉담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지역에서 이런 추세로 가면 이번 20대 총선에서의 투표율은 지난 20년간 최저 투표율을 기록했던 18대의 46.1%(전국 평균)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같은 무관심은 여·야 정치권의 공천을 둘러싼 '추잡한 내분'을 본 유권자들이 정치에 대한 혐오와 불신의 마음이 커졌기 때문일 것이다.

예년의 선거철에는 사람들이 모이면 선거 이야기로 시작해서 선거 뒷담으로 끝을 내는 것이 많았는데 요사이는 그런 모습들을 보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대화중에 간혹 선거 이야기라도 나오면 한결같이 "선거 말만 들어도 속이 뒤틀린다"며 말을 꺼내지를 못하게 하고 있는 것이 요즘의 실상이다.

이런 마당에 최근 새누리당 대구시당에서는 새누리당에서 탈당하여 무소속으로 출마한 지역 국회의원 4명의 입후보자들에게 '대통령 존영(尊影)을 돌려달라'는 공문을 보내자 이들 후보자들 중 일부는 "못 돌려준다"고 맞서는 해프닝까지 벌이고 있는 모양이다. 이와 관련해 선관위는 "대통령 사진액자 미반납 문제 정당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밝히고 있다.

특히 자유당 시대나 사용하던 '존영'이라는 극존칭까지 사용하며 사진을 돌려달라고 한 이런 상황을 두고 '치졸의 극치'라고 표현해도 모자라지가 않을 것 같다.

가뜩이나 '옥새 파동'에다 '유승민 내 쫓기' 등 '닭발'같은 꼴보기로 일관한 새누리당 지도부의 자충수를 본 대구지역 유권자들에게는 '존영' 사건으로 더 이상 새누리당에 갖는 기대감 같은 것이 사라져 버렸다.

자고로 민심을 얻지 못하는 정치는 살아 남지를 못하는 것이 진리다. 기원전 770년경에 주(周)나라가 국력이 쇠약해지자 소위 춘추오패(春秋五覇)가 등장하여 서로 세력을 넓혀 나갈 때 첫 번째 패자(覇者)로 나타난 제(齊)나라 군주 환공(桓公)이 재상 관중(管仲)에게 "나라를 잘 다스리는 방책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관중의 대답은 이랬다.

"좋은 인재를 모으고 백성을 긍휼히 여기고 기쁨을 주는 정치를 펴면 됩니다. 태산이 그토록 높고 큰 산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아무리 작은 흙이라도 차별하지 않고 받아 들였기 때문입니다. 사람도 이와같이 큰 목적을 성취하려면 도량을 넓히고 많은 사람들을 포용할 줄 알아야 그 뜻을 이룰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의 정치인들, 특히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수뇌부들은 이 고사를 되새겨 돌아서 버린 지역민심을 되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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