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소로'라 불리는 김용규씨 한때 서울서 벤처기업 CEO로 활동 숲에서 살며 진정한 삶의 여유 찾아

자연과 더불어 사는 소박한 삶, 헨리 데이비드 소로와 같은 삶을 몸소 실천하는 사람이 있다. 한때 서울에서 벤처기업 CEO로 일했던 저자 김용규는 온전한 '나'로 살기 위해 삶의 기반을 통째로 숲으로 옮겼다. 그는 자신의 진짜 삶이 숲에 있으리라 믿었고 '다른 삶'을 향해 걸어갔다. 숲과 조화를 이루어 살며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일에 몰두해온 그는 '여우숲'의 대표로 사람들에게 숲을 해설하고, 농사를 짓고, 숲학교 '오래된미래'와 연구소 '자연스러운삶연구소'를 만들어 숲을 공부한다. 저자는 그 과정에서 습득한 숲의 가르침을 숲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편지 형식의 글을 지난 10년간 연재해왔다. 이 책에는 그중 5년의 시간을 선별해 엮었다. 숲에 살며 겪는 소소한 일상과 감정부터 그가 마주한 사람들, 숲이 가르쳐주는 철학과 지혜까지. 귀촌과 귀농을 꿈꾸는 이들에게, 스스로가 주인이 되는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순리에 맞는 '자연스러운 삶'의 진수를 보여준다. 숲의 섭리에 각자의 삶을 대입해보고 삶의 궤적을 되짚어봄으로써 우리는 눈앞에 닥친 어려움이 실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사실을, 삶의 균형은 용쓰지 않아도 천천히 맞춰진다는 사실을 읽게 된다. 이를 통해 오늘을 살아낼 용기는 물론, 따뜻한 위로를 얻는다.

숲에서 자급자족하며 문명사회를 비판한 사상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Henry David Thoreau)는 "사람들이 찬양하고 성공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삶은 단지 한 종류의 삶에 지나지 않는다. 왜 우리는 다른 여러 종류의 삶을 희생하면서까지 한 가지 삶을 과대평가하는 것일까?"라는 말을 남겼다. 실제로 세상에는 수많은 형태의 삶이 존재하지만, 우리는 한 가지 삶이 정답인 것처럼 교육받으며 자란다. 학창시절 좋은 성적을 받고, 일류 대학에 진학하고, 대기업에 입사하고, 결혼 적령기에 결혼하고 아이 낳기를 강요받는다. 현대사회가 '보통의 기준'으로 짜놓은 삶의 방식을 따라 앞만 보고 달린다.

그래서일까. 스스로에 대해 생각할 틈도 없이 각박하고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사회에서 오히려 '소로처럼 살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도시를 떠나 자연으로 가고 싶은 사람들, 의무와 관성 때문에 사는 것이 아니라 '진짜 내 인생'을 살고 싶다는 사람들. 그러나 정말 소로처럼 자신만의 삶을 시작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열리는 각종 인문학 강좌를 따라다니며 강연자의 삶을 동경하거나 TV 다큐멘터리 속 타인의 삶을 지켜보면서 대리만족할 뿐이다.

그러나 우리가 절대적이라 생각하며 과대평가하고 있는 삶 외에 '다른 삶'은 분명 존재한다. 저자 김용규는 도시에서의 자기 정체성을 죽이고 숲으로 들어가 새로운 삶을 시작한 사람이다. 이를테면 한국의 '소로'라 부를 만한 사람. 한때 서울에서 벤처기업 CEO로 일했던 그는 온전한 '나'로 살기 위해 삶의 기반을 통째로 숲으로 옮겼다. 그는 자신의 진짜 삶이 숲에 있으리라 믿었다. 사람들이 찬양하는 단 한 종류의 삶을 내려놓고, 다른 종류의 삶으로 눈길을 돌린 것이다. 그는 숲과 더불어 지내며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하는 일에 몰두한다. '여우숲'의 대표로 사람들에게 숲을 해설하고, 농사를 짓고, 숲학교 '오래된미래'와 연구소 '자연스러운삶연구소'를 만들어 숲을 공부한다. 그 과정에서 그는 숲이 주는 수많은 가르침을 자연스레 습득했다. 저자는 그 가르침을 숲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 편지로 띄워왔다. 숲에 살며 겪는 소소한 일상과 감정부터 그가 마주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숲이 가르쳐주는 깊은 철학과 지혜까지.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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