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종반전 치달아 포퓰리즘성 구호들 난무 유권자들 표로 심판해야

갖은 타락 선거로 일관했던 자유당 시절의 국회의원 선거에 얽힌 웃지 못할 에피소드 한 토막이다.

50년대 말 경북의 한 지방에서 국회의원에 출마한 한 후보자의 아들이 아버지의 선거운동에 찬조 연설자로 나서 유권자들 앞에서 이렇게 외쳤다.

"유권자 여러분!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저희 아버지가 낙선을 하면 저희 집안이 풍비박산되고 저희 아버지가 당선되면 이 나라가 망하게 됩니다" 식구들과 가까운 친척들로부터 있는 돈 없는 돈 긁어모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한 입후보자 집안의 딱한 사연은 당시의 선거 풍토를 읽을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지금은 사라졌겠지만 50년대 자유당 정부 시절 집권당 소속의 국회의원이 되면 권력과 명예와 부를 한꺼번에 움켜쥘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시절이었다. 그래서 국회의원 선거때만 되면 장삼이사(張三李四)들이 줄줄이 출마를 했다.

이제 4·13 20대 국회의원 선거가 종반전으로 치닫고 있다. 자유당 시절의 고전적 타락선거는 사라졌으나 디지털시대에 걸맞는 불법 선거운동이 판을 치고 있다.

지난 5일 대검찰청은 이날 자로 이번 20대 총선에서 적발된 전국의 선거사범이 총 958명으로 지난번 19대 때의 같은 기간에 비해 32%나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들 선거 사범 가운데 입건된 입후보자만 133명이나 되며 이중 125명은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현재 수사를 받고 있다. 입건된 입후보자 수는 전체 입후보자 944명의 14.1%에 이르고 있어 선거가 끝나면 입건된 후보자수는 더 늘어날 것이고 당선 무효자가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전체 선거 사범 가운데 상대방 후보에 대한 흑색선전이 366명으로 가장 많고 여론조작 사범이 97명 등으로 분석돼 디지털시대 불법선거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도 종전과 같이 두드러진 점은 대부분의 입후보자들이 "표만 주면 하늘에서 별이라도 따 오겠다"는 식의 허황한 구호들을 외치고 있는 것이다. 마치 대선에 출마한 입후보자처럼 당선만 되면 당장에 대한민국의 경제를 일으켜 세워 청년층의 일자리를 무한대로 만들어 'N포세대'와 '삼포세대'를 없애고 최저임금을 대폭 올리겠다는 등 포퓰리즘성 구호들을 내 세우고 있다. 요즘 이런 사탕발림의 말에 귀 기울이는 유권자가 있을리 만무하지만 그래도 입후보자들은 막무가내식으로 한 표라도 더 얻어 볼려고 허황한 구호들을 외쳐대고 있다.

우리나라 국회의원은 세비 1억5천만원 외에 보좌진 인건비 등을 포함해 연간 7억원이 넘는 돈을 지원받는다. 여기에다 의원에게는 공항귀빈실 이용과 항공기, KTX열차 무료 이용 등 200여개의 특전도 부여받고 있다.

이런 특전이 주어지는 국회의원에 부합되는 인물이 과연 얼마나 될까 하고 생각을 하면 "이번 선거의 투표장에 가고 싶은 생각이 사라지는 것"은 왜일까?

노자에 '함부로 말을 하는데 용감하면 죽고, 함부로 말을 하지 않은데 용감하면 산다'는 명언을 입후보자들은 되새겨 볼 때다.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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