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연구팀 개발 성공 바다속 정밀하게 포착 우수한 화질·정확한 데이터 군사 목적 해저지형조사 기대

지구의 마지막 남은 미개척지 바닷속 지형도 보다 정밀하고 구체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10일 포스텍 연구팀에 따르면 바닷속에서 자유롭게 움직이고 정밀하게 모습을 포착하는 수중드론을 개발, 우리나라 최초로 3D 해저 지형도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드론은 최근 하늘 위에서 화산 폭발이나 산불 등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재해 현장과 지형 등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반면 바닷속은 지금까지 수중로봇을 투입해 촬영하고 있지만 높은 해상도 구현은 물론 로봇 이동에 따른 영상 간 변화를 최소화하는 일이 어려워 2차원 수준의 이미지에 만족해야 했다.

이로 인해 다각적인 연구노력에도 불구하고 수중 지형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어 3차원의 고해상 이미지를 얻지 못한 것은 물론 정밀하게 제어할 방안 역시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어려웠다.

이 같은 상황에서 포스텍 창의IT융합공학과 유선철 교수를 비롯해 조현우 연구교수, 석박사 통합과정 표주현씨는 바닷속에서 수 밀리미터(㎜) 단위의 정밀한 위치 이동이 가능한 수중 촬영로봇 '싸이클롭(Cyclops)'을 개발, 국내 처음으로 3차원 해저 지형도와 실사 모형을 만들었다.

연구팀은 우선 정밀한 위치 제어 성능에 초점을 맞춰 벌크 업한 로봇을 설계한 뒤 제작에 나서 기존 수중로봇과 달리 드론처럼 자유롭게 어느 방향이든 직진 이동이 가능하도록 각 방향에 전용 추진기를 장착해 사전에 설정된 촬영 지점에 정확하면서도 효율적으로 도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싸이클롭은 수중에서 가상의 격자 위에 놓인 수백 개의 촬영 지표를 따라 이동하며 사진 촬영을 자동으로 수행하고 육상에서 지형 계측을 위해 촬영된 이미지와 견줄 만한 고화질의 수중 지형 데이터를 얻었다.

이후 이 데이터를 3차원 수중 지형도로 만들어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3차원(3D) 프린터를 이용해 수중 지형을 정확한 비율로 축소한 실사 모형을 구현해냈다.

이에 따라 이번 연구 성과를 통해 수 센티미터(㎝)의 변화도 알아볼 수 있을 만큼 정밀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게 돼 지질·생물학 관점의 주기적 해저 환경 변화 조사에 활용하면 어업에 심각한 손실을 입히는 백화현상이나 지각변동 등에도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화질이 우수한 데다 정확한 3차원 좌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해저터널과 같은 인프라 건설은 물론 군사 목적을 위한 해저 지형 조사에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광범위한 지역을 포괄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해저 초음파 영상조사와 함께 사용하면 상호보완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를 주도한 유 교수는 "싸이클롭을 통해 촬영된 영상은 항공기나 드론으로 지상을 촬영하는 작업을 수중에서 한 것"이라며 "3D 프린터 출력을 통한 실사 지형도를 직관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수중 환경 정보를 필요로 하는 다양한 분야에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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