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저금리 등 통화완화 정책이 지속되면서 한국은행이 발행해 시중에 유통 중인 현금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90조원을 넘어섰다.

이와 별도로 한은이 발권력을 동원해 중소기업 등에 빌려준 돈의 규모도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었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현재 한국은행의 화폐발행잔액(말잔)은 90조7천942억원으로 집계돼 1월 말보다 1조1천672억원(1.3%) 증가하면서 90조원 선을 돌파했다.

한은이 공급한 화폐의 발행잔액이 90조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한은의 화폐 발행잔액은 한은이 시중에 공급한 화폐에서 환수한 금액을 제외하고 현재 시중에 남아 유통되고 있는 금액을 말한다.

한은의 화폐 발행잔액은 2014년 8월 70조6천124억원으로 70조원 선을 넘어섰고 작년 2월 80조5천22억원으로 80조원 선을 돌파하는 등 월별로 소폭의 등락 속에서도 꾸준한 증가세를 지속해왔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등 통화완화 정책이 이어지면서 화폐 공급량이 늘어난 영향이다.

화폐 종류별로는 시중의 수요가 큰 5만원권이 67조8천516억원에 달해 1월 말보다 1조1천101억원(1.7%)이 늘었다.

1만원권은 17조5천585억원으로 128억원(0.1%) 증가했다.

5천원권은 잔액이 1조4천80억원이었고 1천원권은 1조5천540억원, 주화(동전)는 2조2천828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이 발행한 화폐뿐 아니라 중소기업지원이나 회사채 시장 정상화 등을 적극 지원하면서 이런 목적으로 빌려준 자금규모도 사상 최대 수준에 달했다.

지난 2월 말 현재 한국은행의 대출금은 18조9천204억원으로 1개월 전보다 488억원 늘었다.

이로써 한은 대출금은 종전의 사상 최대였던 1992년 9월의 17조6천365억원을 뛰어넘으며 한은이 통계 집계를 시작한 1971년 1월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한은의 대출금 증가는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가 증액된데다 얼어붙은 회사채 시장의 정상화를 위해 산업은행에 대출을 해줬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은의 유동성 공급이 늘면서 유동성 환수를 위해 발행하는 통화안정증권 규모도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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