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국무회의서 '투표 참여 호소' 대국민 메시지

▲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연합
박근혜 대통령이 4·13 총선을 하루 앞둔 12일 강력한 투표 독려 메시지와 함께 국회 심판론을 던졌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경제·민생법안의 처리를 지연한 19대 국회를 비판하면서 "북한 핵문제와 대내외적인 경제 여건 악화를 비롯해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여기서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 민생안정과 경제활성화에 매진하는 새로운 국회가 탄생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또한 "국민 여러분께서는 이번 선거에서 나라의 운명은 결국 국민이 정한다는 마음으로 빠짐없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서 진정으로 국민을 섬기고 나라를 위해 일하는 20대 국회를 만들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국민이 적극적인 투표 참여를 통해 당면한 경제·민생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국회의원들을 뽑아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읽힌다.

박 대통령의 언급은 유권자들이 역대 최악의 국회 내지 식물국회라는 평가를 받아온 19대 국회를 심판하고, 노동개혁법 등 정부의 국정과제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변화된 20대 국회를 만들어달라는 호소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야권은 즉각 선거개입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더민주 김성수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여당 후보를 찍으라는 노골적 대국민 협박이자 어느 민주정부에서도 볼 수 없었던 최악의 선거 개입"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8일 충북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20대 국회는 확 변모되는 국회가 되기를 기원하겠다"고 언급했고, 같은 날 총선 투표율 제고를 위해 사전투표를 할지 검토했다가 정치적 논란을 고려해 취소한 바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최근 총선 과반수 의석 확보에 대한 여권의 다급한 인식을 감안할 때 국회 심판론을 고리로 보수층 결집을 독려하는 메시지라는 관측이 나온다.

수도권에서 예측불허의 박빙 승부가 전개되는 데다 새누리당의 정치적 심장부인 대구에서도 상당수 지역이 위태롭다는 점도 박 대통령의 발언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여기에는 자칫 새누리당이 국정운영을 뒷받침할 수 있는 안정적인 의석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박 대통령 임기 후반기 중점 과제인 4대 부문 구조개혁 완수에 차질을 초래하는 등 국정 장악력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짙게 깔려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4·29 재보선 투표 전날 이른바 '병상 메시지'를 전격적으로 발표했고, 새누리당은 다음날 예상 외의 압승을 거뒀다.
김정모 기자
김정모 기자 kjm@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으로 대통령실, 국회, 정당, 경제계, 중앙부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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