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경제적 결과=존 메이너드 케인스 지음. 정명진 옮김.

20세기를 대표하는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의 주요 저작은 1936년 발표한 '고용 이자 및 화폐에 관한 일반 이론'이지만, 그를 유명하게 만든 책은 1919년 발표한 '평화의 경제적 결과'다. 이 책은 1919년 영국 대표단으로 파리평화회의에 참석했던 케인스가 독일 경제 조직을 완전히 초토화하는 내용을 담은 평화조약인 '베르사유조약' 초안에 반대해 자리에서 물러나 케임브리지로 돌아온 뒤 2개월에 걸쳐 쓴 것이다. 케인스는 관용을 기본 정신으로 독일에 대한 과도한 배상금 요구를 자제하고 연합국이 전쟁하는 동안에 서로에게 진 부채는 탕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봤다.

책은 출간 6개월 만에 12개 언어로 번역되며 10만권 이상 팔렸다. 기자 출신이자 번역가인 정명진 씨가 번역했다.

부글북스. 272쪽. 1만5천원.





△원 마인드=래리 도시 지음.

왜 때로 사람들은 자신과 아무런 연관도 없는 사람을 돕기 위해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는가. 진화론적 생물학에 따르면 우리는 생존과 번식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행동하도록 유전적으로 프로그램화돼 있다. 형제자매나 친족, 자신의 아이를 돕는 것이 결국 자신을 돕는 일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인종적으로나 사회·문화적으로 아무런 연관이 없다면 의로운 행동을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대체의학·통합의학 분야 선구자로 꼽히는 저자 래리 도시는 철학자 쇼펜하우어의 말을 빌려 "타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은 곤궁에 처한 사람과 자신이 하나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가능해진다"고 지적한다.

그는 인간의 마음 하나하나가 모여 이뤄진 '원 마인드'를 상정하고 자신과 다른 사람의 구분이 사라질 만큼 다른 누군가와 완벽히 동일시될 때를 '원 마인드'의 영역에 들어선 것으로 본다. 멀리 떨어진 이들과 마음을 공유하는 '텔레소매틱', 쌍둥이들의 행동과 생각의 유사성, 영매 현상과 위험에 대한 예지력 등 다양하고 넓은 범위의 '원 마인드' 현상을 의사로서 접근해 분석하고 있다.

김영사. 이수영 옮김. 472쪽. 1만8천원.





△기억의 비밀=에릭 캔델, 래리 스콰이어 지음.

세계적 뇌 과학자 에릭 캔델과 심리학자 래리 스콰이어가 기억의 모든 측면을 통합적으로 설명하고자 쓴 합작품.

에릭 캔델이 기억의 '분자' 측면을 담당했으며 래리 스콰이어는 '정신'의 차원에서 기억을 다루고 있다. 저자들에 따르면 기억은 서술기억과 비서술기억으로 구분된다. 서술기억은 말이나 시각적 이미지의 형태로 불러낼 수 있는 정보에 대한 기억이며, 비서술기억은 행동으로 표출되는 기억으로 이를테면 자전거 타는 법처럼 몸으로 익히는 기억을 말한다.

저자들은 "분자생물학적 인지 분석과 뇌 시스템에 대한 연구가 거듭해야 더 정교한 수준에서 기억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해나무. 전대호 옮김. 520쪽. 2만2천원.





△거대한 단절=피터 왓슨 지음. 조재희 옮김.

영국 출신으로 '타임스' 뉴욕특파원 등을 역임한 피터 왓슨이 구세계와 신세계 혹은 기원전 1만5천년과 기원후 1천500년을 나누는 '거대한 단절'을 탐구한 책이다.

저자는 처음 고대인이 아메리카 대륙으로 들어온 기원전 1만5천년과 콜럼버스가 산살바도르섬에 상륙한 기원후 1천500년대까지 지구에는 '완전히 분리된 두 집단'이 존재했다고 본다. 책은 각자 독립적으로 발전한 두 세계를 비교·대조하면서 각 집단의 차이와 유사성을 인류·자연·문화·종교 등 다양한 측면에서 분석했다.글항아리. 828쪽. 3만8천원.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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