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행보 '빨간 불'…유승민 '암중 모색'

4·13 총선이 끝나면서 대구·경북 출신 차기 대선 주자들의 명암도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이번 총선은 대선을 1년 8개월 앞두고 있어 대권 주자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대권구도 전초전 성격이 짙다.

여당의 근거지인 대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의원이 압승하면서 일약 대권후보로 떠올랐다. 특히 여당의 대권 잠룡인 김문수 후보를 꺽음으로써 정치지도자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해 향후 행보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더민주가 안철수 국민의당과 통합 또는 연대를 할 경우에도 양쪽에 거부감이 없는 김후보가 제3의 대안의 하나로 거론된다. 곧 치러질 전당대회에서 유력한 당대표로도 점쳐진다.

야권 강세지역인 경기도에서 3선의원과 2선 도지사를 지낸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이번 총선에서 패배해 대선 주자는 커녕 정치생명에 큰 생채기를 입으며 당내 입지가 급속도로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당내 대권후보 경선을 염두에 두고 대구행을 한 판단이 '악수'로 다가온 것이다.

이번 총선 성적 저조로 당대표가 유력해온 최경환(경산)의원은 향후 행보에 '빨간 불'이 켜졌다. 대권가도에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총선 공천을 주도한 친박계의 좌장격으로 선거유세 때도 전면에 나서 패배의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 때문이다.

중앙당 차원에서도 원내 과반의석이 실패함에 따라 총선에 대한 책임론에서 친박계가 자유롭지 못해 당내에서 동력이 떨어질 것으로 당안팎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최의원은 '박근혜 마케팅'에 의존하며 이번 선거전을 전면에서 진두지휘했다.

친박(친박근혜) 주류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연착륙에 성공한 유승민의원(대구동을)은 박근혜대통령의 임기가 막바지에 이르며 넓어진 정치적 입지 속에 차기를 암중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유 의원은 앞으로 여당의 복당 여부를 놓고 분란이 재생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어떻게 수습할지 정치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또 비박계와 연대하여 7월 전당대회에 당권 경쟁에 중심에 설 가능성도 없지 않다.

2017년 12월 대선 때까지 큰 선거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권을 장악하는 계파가 대권후보를 만들고 대선을 주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새누리당은 당내 세력 재편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더민주는 야권 재편의 회오리에 들어설 가능성도 있어 앞으로 정국은 급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차기정권 창출은 '선당권 후대권'의 2단계 연속 권력구도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2017년 대선은 아직까지 여야 모두 뚜렷한 대권주자가 드러나지 않음에 따라 장외(場外)의 중량감 거물급 인사의 영입 등 차기정권 창출과 관련해 정국이 몇 차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여권의 핵심 기반인 TK에서 지지층 이반 및 과반수 실패에 따라 박 대통령의 정치적 운신에 손상을 입음으로서 향후 정권 재창출에 영향력 감소가 전망된다.

김정모 기자
김정모 기자 kjm@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으로 대통령실, 국회, 정당, 경제계, 중앙부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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