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레인저스와 홈경기 10회말 156㎞ 강속구 통타 시애틀 5연패 수렁서 구해
한인 메이저리거 '첫 쾌거'

▲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텍사스 레인저스와 메이저리그 홈경기 연장 10회말 홈런을 날린 이대호(34·시애틀 매리너스)가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연합
이대호(34·시애틀 매리너스)가 대타 끝내기 홈런을 치며 영웅이 됐다.

이대호는 1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세이프코필드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 메이저리그 홈 경기, 2-2로 맞선 연장 10회말 2사 1루에서 애덤 린드를 대신해 타석에 들어섰다.

강속구를 갖춘 좌완 제이크 디크먼과 맞선 이대호는 시속 156㎞짜리 투심 패스트볼을 통타해 왼쪽 담을 넘어가는 끝내기 투런 아치를 그렸다.

이대호는 주먹을 불끈 쥐며 1루를 향해 달렸고, 시애틀 동료들은 홈 플레이트로 뛰어나와 '영웅' 이대호를 반겼다.

이날 시애틀은 텍사스가 우완 A.J. 그리핀을 선발투수로 내세우자 좌타자 린드를 선발 1루수로 내세웠다.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이대호는 차분하게 기회를 기다렸다.

2-1로 앞서가던 시애틀은 8회초 델리노 드실즈에게 동점 솔로포를 얻어맞았고,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 10회말,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시애틀은 1사 후 넬슨 크루스가 상대 2루수 루그네드 오도어의 실책으로 1루를 밟아 기회를 잡았다.

후속타자 카일 시거는 3루 땅볼에 그쳤고, 이 사이 오도어가 2루에서 포스아웃됐다.

린드의 타석 때 스콧 서비스 시애틀 감독은 '이대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대호는 디크먼의 초구 156㎞ 투심이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하는 걸, 그대로 지켜봤다. 2구째 시속 153㎞ 투심에 배트를 내밀었으나 파울이 됐다.

볼카운트 2스트라이크로 몰린 상황. 하지만 이대호는 차분했다.

3구째 시속 156㎞의 빠른 투심에 이대호의 배트가 반응했고 타구는 외야 담장 밖으로 날아갔다.

5연패 늪에 빠진 팀을 수렁에서 건져내는 회심의 끝내기 투런포였다. 이대호의 끝내기 홈런으로 시애틀은 4-2로 승리했다.

9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경기에서 메이저리그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한 이대호는 13일 텍사스를 상대로 메이저리그 두 번째 안타를 쳤다.

그동안 이대호는 선발 출전한 경기에서만 안타를 쳤다.

하지만 이날 대타로 등장해 끝내기 홈런을 기록했다.

이대호의 메이저리그 타율은 0.231(13타수 3안타)로 올랐다. 이 중 2안타가 홈런이다.

이대호의 끝내기 홈런으로 코리언 메이저리거 홈런 역사는 더욱 풍성해졌다. 이날 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끝내기 홈런을 기록한 한국 타자는 추신수(텍사스)뿐이었다.

추신수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유니폼을 입고 뛴 2011년 8월 24일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4-5로 뒤진 9회말 역전 굿바이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신시내티 레즈 소속이던 2013년 5월 8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경기에서는 4-4로 맞선 9회 좌월 솔로 끝내기 아치를 그렸다.

이대호는 추신수에 이어 두 번째로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경기에서 끝내기 홈런을 친 한국 타자로 기록됐다.

연장 끝내기 홈런을 친 한국인 타자는 이대호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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