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종명·더불어민주당 정재호…교문에 축하 현수막

달성고등학교는 2000년대 이전까지 대구 3대 공립고교로 꼽혔다.

명색이 '3대 공립'이지만 실상은 경북고, 대구고 등 잘 나가는 학교들 위세에 눌렸다.

1973년 문을 열어 경북고(1916년 개교), 대구고(1958년 개교)보다 역사와 동문 숫자에서 밀리다 보니 졸업생들은 인맥 부재의 설움을 톡톡히 겪었다.

20대 총선이 끝나고 이 학교 동문은 문자메시지로 날아든 소식에 환호했다.

개교 43년 만에 처음 국회의원 당선인이 2명이나 나왔다.

총동창회는 모교 교문에 큼지막한 현수막 2개를 내걸었다.

새누리당 비례대표 2번 이종명 당선인은 3회, 더불어민주당 정재호(고양을) 당선인은 8회 졸업생이다.

육군 대령으로 예편한 이 당선인은 '참군인'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2000년 6월 1사단 수색대대장이던 그는 비무장지대(DMZ)에서 지뢰를 밟은 동료를 구하다가 양다리 발목을 잃었다.

사고 후에도 부하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고 10여m를 기어서 빠져나왔다고 한다.

외환은행 신용카드 노조위원장 출신인 정 당선인은 42.3%의 득표율로 새누리당 정태원 후보(41.3%)를 근소한 차로 누르고 승리했다.

그는 참여정부 대통령비서실 정무기획비서관실 행정관·시민사회수석실 선임행정관·사회조정비서관, 국무총리실 민정수석비서관을 역임했고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후보 총괄특보로도 활동했다.

이 학교는 그리 길지 않은 역사에도 졸업생들이 각 분야에 고루 퍼져 있다.

1999년 이후 10년간 판사를 가장 많이 배출한 학교 10위권에 들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경섭 농협은행장이 3회, 이상규 인터파크홀딩스 사장이 10회 졸업생이고 새누리당 공천 파동에 희생된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2회), 이강덕 포항시장(6회)도 동문이다.

그러나 동문 사이에 '가장 성공한 졸업생은 김제동(17회)'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만큼 정치 분야에 대한 아쉬움이 적지 않았다.

특히 동문 국회의원이 '발에 차일 정도로' 많은 경북고 등을 떠올리며 국회의원 배출을 염원한 동문이 적지 않았다.

이번 총선은 달성고 동문에게 그동안 갈증을 단박에 해소하고 자축하는 일대 사건이 됐다.

김상우(7회 동기회장)씨는 "많은 달성고 졸업생이 곳곳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으나 대구 3대 공립고 중 유일하게 국회의원을 배출하지 못한 것이 '옥에 티'였다"며 "동문으로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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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석 기자 cho@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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