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노숙' 거의 없어…통합 매뉴얼 따라 체류객 불편해소 지원

태풍급 강풍과 난기류에 제주공항 항공편 결항·지연이 속출했다.

16일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제주공항에 강풍특보, 윈드시어(난기류) 특보, 뇌전특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이날 제주 출발 136편, 도착 145편 등 항공편 총 281편이 결항했다.

지연 운항한 항공편도 수십 편에 달하며, 일부 항공기는 회항하기도 했다.

공항 관계자는 "내일(17일) 새벽까지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공항에 오기 전 해당 항공사에 대체편 운항 계획 등을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무더기 결항에 제주공항 대합실은 오후 들어 항공편 운항 여부를 문의하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한동안 혼잡을 빚었지만, 대부분 "대체편 운항 스케줄이 결정되면 문자메시지로 안내하겠다"는 항공사 측의 안내를 받고 공항을 떠나 금세 대합실이 한산해졌다.

이날 무더기 결항으로 제주에 발이 묶인 체류객은 2만4천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도와 제주지방항공청,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는 올해 초 '폭설 대란' 후 공항 체류객 불편해결 지원을 위해 마련한 단계별 매뉴얼에 따라 현재 경보 4단계(관심·주의·경계·심각) 중 '경계' 경보를 발효 중이다.

'경계'는 당일 출발 예정 항공편의 50% 이상 결항 또는 운항 중단이 예상되거나 청사 내 심야 체류객이 500명 이상 발생할 때 발효한다.

세 기관은 매뉴얼에 따라 공항공사 사무실에 종합상황실인 비정상운항대책반을 구성했다. 또한 공항을 떠나려는 체류객들에게 인근 숙박업소를 안내하고 심야시간에도 공항에 머무를 체류객에게 지원할 매트·모포·음료·간식을 충분히 확보해두는 등 체류객 불편 해소를 위한 조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기관은 현재 공항에 머무르는 인원이 300∼400명 정도며, 밤이 깊어가면 이들 중 상당수는 공항을 떠날 것으로 보고 있다.

각 항공사는 임시·특별기 투입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바람은 여전히 강하게 불고 있다.

오후 9시를 기해 제주도 북부의 강풍주의보가 강풍경보로 대치된 가운데 이날 제주도 기상 관측의 대표값인 지방기상청(북부)에서 측정된 순간 최대풍속은 태풍 내습 때와 맞먹는 정도인 초속 33.2m를 기록했다.

북부 외 지역에는 강풍주의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지점별 순간 최대풍속이 서귀포 초속 16.5m, 성산 15.8m, 고산 20.9m, 유수암 23.7m, 한림 22.4m, 한라산 삼각봉 29.9m, 윗세오름 28.6m 등을 기록했다.

강풍에 이날 오후 2시 2분께 제주시 한림읍의 한 도로에서는 신호등이 부러지고, 오후 2시 40분께 서귀포시 안덕면에서는 통신선 전신주가 부러지는 등 시설물 피해도 잇따랐다.

빗줄기는 점차 약해지며 산간을 제외한 제주도 전역의 호우특보는 모두 해제됐다.

오후 10시 현재까지 산간에는 한라산 삼각봉 333.5㎜, 윗세오름 282.5㎜, 진달래밭 277.5㎜, 성판악 201.5㎜ 등 최고 300㎜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졌다.

산간 외 지역도 제주 16.5㎜, 서귀포 38.1㎜, 성산 35.5㎜, 고산 23.7㎜, 용강 163㎜, 선흘 104.5㎜, 아라 87㎜ 등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제주도 전 해상과 남해 서부 먼바다에는 풍랑주의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해상에도 파도가 매우 높게 일고 바람도 강하게 불고 있다.

해상 날씨 탓에 이날 한일레드펄호, 한일블루나래호, 퀸스타2호 등 제주와 다른 지역을 잇는 여객선 일부 등이 결항했다.

기상청은 이날 밤부터 17일 새벽 사이에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가 치고 안개가 짙게 끼는 곳이 있겠으며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불겠으니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예상 강수량은 17일까지 5∼30㎜다.


조현석 기자 cho@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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