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전사 출신 신영준에게 전·후반 멀티골 허용 상주 상무와 올 시즌 첫 경북더비 0대 2 무릎

포항스틸러스가 상주상무에 패하면서 지난 2010년 이후 6년만에 최악의 나락으로 떨어질 위기에 놓였다.

포항은 지난 16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상주상무와의 K리그 클래식 6라운드에서 포항출신의 신영준에게 경기시작 1분만에 선제골을 내준 뒤 43분 추가골까지 허용, 0-2로 무릎을 꿇었다.

얕은 스쿼드로 인한 자원부족과 지난 2일 수원전을 시작으로 호주 시드니 원정을 포함해 매주 2경기씩을 치르는 강행군, 주력선수인 손준호와 김대호의 부상 등 악재를 넘기에는 쉽지않은 경기였다.

지난 13일 수원원정에서 진을 뺀 뒤 몸을 추스를 틈도 없이 사흘도 지나지 않아 치르는 경기여서 일찌감치 한계가 예상된 경기였지만 승부는 너무 허무하게 갈라졌다.

특히 손준호가 부상으로 시즌아웃된 뒤 지난 10일 전북전부터 신인들을 투입했지만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한 것이 더욱 큰 문제다.

그나마 위안을 준 것은 지난 13일 수원전에 이어 16일 상주전에서 선보인 스리백시스템을 통한 좌우 윙백의 전진배치로의 전술적 변화다.

최진철 감독은 지난 2월 ACL플레이오프때부터 허약해진 허리라인을 보강하기 위해 수시로 스리백시스템을 시험해 왔고, 나름대로의 효과가 있었다.

따라서 황지수만 외롭게 버티고 있는 허리라인을 보강하기 위해서는 스리백시스템을 통한 전술적인 변화가 유일한 대안으로 떠올랐다.

이와 함께 상대팀에 대한 전술적 분석에서도 한계를 드러냈다.

이날 패인은 공·수밸런스가 무너지면서 제대로 된 압박을 가하지 못한 것도 있지만 상주원톱 박기동과 오른쪽 발빠른 윙어 신영준을 막지 못한 데 있었다.

191㎝, 83㎏의 박기동은 경기시작 휘슬과 함께 첫 슈팅을 날린 뒤 선제골에 기여하는 등 전반 내내 포항 문전을 마구잡이로 흔들었고, 박기동의 지원을 받은 신영준은 내리 두골을 터뜨리며 친정팀에 패배를 안겨줬다.

포항이 이날 3경기 연속 중앙수비라인맡은 김광석-배슬기중 1명을 김원일을 투입해 박기동의 제공권을 막았더라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었다는 점에서 상대전력 분석에 아쉬움을 남긴 대목이다.

경기는 시작휘슬과 함께 하프라인에서 곧바로 넘어온 볼을 잡은 상주 박기동이 벼락같은 슛을 날리자 포항 골키퍼 김진영이 가까스로 쳐냈다.

하지만 계속된 코너킥 공격에서 포항문전으로 날아온 볼을 박기동이 헤딩으로 떨군 것을 신영준이 달려들어 선제골을 터뜨렸다.

엉겁결에 선제골을 내준 포항은 선제골이후 파상적인 공세를 펼친 상주에게 속수무책을 당했다.

상주는 8분 발빠른 황일수가 다시한번 포항 골문을 위협하는 슛을 날렸으며, 왼쪽 윙백 박진포 역시 적극적인 공격가담으로 포항 왼쪽을 흔들었다.

반면 포항은 전반내내 제대로 된 공세 한번 취하지 못한 채 끌려다니다 43분 다시한번 박기동과 신영준 콤비플레이에 추가골을 내줬다.

최진철감독은 후반들어 정원진과 황지수 대신 이광혁과 박준희를 투입, 스리백체제로 전환시켰다.

이 변화를 통해 포항은 전반보다는 훨씬 나은 플레이를 펼쳤지만 여전히 전방으로 투입되는 부정확한 패스와 공·수간 밸런스가 깨지면서 완벽한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후반 19분 상주 아크앞쪽에서 빠른 패스로 연결된 볼을 문창진이 슛으로 연결한 것이 유일하게 위협적인 찬스였다.

포항은 후반 막판 심동운과 문창진, 박준희가 잇따라 슛을 날리며 만회골을 노렸지만 박진포와 이용을 중심으로 한 포백라인을 넘기에는 힘이 부쳤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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