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메이저리그 홈런 비거리 2위 기록 기염 득점 가뭄 미네소타 공격력 '마지막 퍼즐' 부상

▲ 16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메이저리그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와 홈경기 8회에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가 시즌 두 번째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지난 9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경기에 이은 이날 홈런 비거리는 462피트(140.8m)로 기록됐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나온 홈런 가운데 두 번째 최장거리.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는 KBO 리그에서 활약하던 작년 8월 26일, 목동 케이티 위즈전에서 왼손 투수 정대현을 상대로 3점 홈런을 쳤다.

시즌 45번째 홈런은 목동구장 외야 그물망까지 아예 넘겨버렸다. KBO 공식 비거리는 135m였지만, 군사용 레이더를 이용한 비거리 측정 시스템 '트랙맨'은 159m로 측정해 발표했다.

당시 목동구장에서 박병호 괴력을 눈으로 직접 본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대단한 힘을 지녔지만,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지는 아직 의문"이라고 말했다.

미네소타 스카우트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한다고 믿었고, 빅리그에서 첫 달을 보내는 중인 박병호는 실력으로 자신의 힘을 증명했다.

박병호는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깃 필드에서 열린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전에 7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 3타수 1안타 1볼넷 1타점을 기록했다. 1안타가 바로 팀 6-4 승리를 이끈 시즌 2호 홈런이었다.

◇ 비거리 140.8m, 올해 메이저리그 홈런 비거리 2위 = 박병호는 8회말 1사에 바로 앞 타석에서 오즈월도 아르시아가 5-4로 앞서는 홈런을 친 뒤 타석에 등장했다.

상대한 투수는 에인절스 잠수함 불펜투수 조 스미스, 박병호는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시속 127㎞ 슬라이더를 때려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에인절스 중견수 마이크 트라우트는 잠시 타구를 쫓다가 포기했고, 박병호의 홈런 타구는 중앙 펜스를 넘어 2층 관중석에 착지했다.

박병호의 시즌 2호 홈런이자, 홈 구장인 타깃 필드에서 친 첫 번째 홈런이다.

중앙 펜스 쪽 2층 관중석은 통산 612홈런을 친 강타자 짐 토미가 미네소타에서 뛰던 때 자주 타구를 보낸 곳이라 '토미의 영역'이라는 별칭이 붙은 장소다.

미네소타 구단은 공식 트위터에 박병호 홈런 비거리가 462피트(약 140.8m)였다고 발표했다.

ESPN '홈런 트래커'에 따르면, 박병호의 이 홈런은 올 시즌 메이저리그 홈런 비거리 2위에 해당한다.

1위는 놀란 아레나도(콜로라도 로키스)가 4월 11일 제임스 실즈(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쿠어스 필드에서 친 471피트(약 143.6m) 홈런이었다.

박병호의 지난 9일 메이저리그 데뷔 홈런도 441피트(약 134.4m)로 올해 비거리 23위에 해당한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박병호의 괴력은 충분히 통한다.

◇ 안타 6개 중 장타가 4개, 미네소타의 '마지막 퍼즐' = 미네소타가 박병호에게 기대한 건 장타 생산 능력이다.

박병호에게 3할 타율을 기대하지는 않아도, 적어도 홈런 20개는 때려주길 원한다.

작년 미네소타는 팀 홈런 156개로 아메리칸리그 10위, 장타율 0.399로 12위에 그쳤다.

83승 79패, 승률 0.512로 2010년 이후 5년 만에 승률 5할을 넘겨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2위에 올랐던 미네소타는 장타자 박병호를 '마지막 퍼즐'로 삼았다.

이제 메이저리그에서 9경기에 출전한 박병호는 타율에서는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두지는 못해도, 장타능력 하나만큼은 확실히 보여줬다.

31타수 6안타를 기록한 박병호의 타율은 0.194에 불과하지만, 안타 6개 중 2루타 2개·홈런 2개로 장타만 4개다.

덕분에 장타율은 0.452를 기록 중이다. 작년 시즌을 기준으로 잡으면, 메이저리그 전체 50위권에 해당한다.

앞으로 타율이 올라가면 박병호의 장타율도 함께 상승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크다.

박병호는 팀이 연패에 빠지면서 한때 많은 삼진이 도마 위에 올랐지만, 지난 15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 이후 벌써 3경기 연속 장타를 때렸다.

2경기 연속 볼넷도 얻어내면서 박병호는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공에 어느 정도 적응했다는 걸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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