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3년간 16건 적발…경찰, 주중 관련자 소환

법조인 아버지가 입시 청탁을 했다는 의혹을 산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생의 자기소개서에 아버지 직업이 적혀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대 로스쿨의 책임 있는 보직교수는 17일 "2014학년도 신입생 모집시험에 응시한 A씨(26)는 자기소개서에 '법조인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는 내용을 써서 제출했다"고 말했다.

신입생 모집요강 15쪽 자기소개서 작성 시 유의사항에는 '부모 또는 친인척의 이름과 직장명을 기재하지 말 것'이라고 쓰여져 있다. 그런데 A씨는 불합격 또는 감점 처분을 받지 않았다.

임상규 학생부원장은 "로스쿨 교육과정은 변호사 시험에 합격할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보기 때문에 아버지 직업은 중요치 않다. 그래서 당시에 제재규정을 만들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변호사인 A씨 아버지는 "아들과 상의해서 '법조인 아버지'라는 문구를 자기소개서에 넣었지만, 문제될 것이 없다는 주변의 조언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교육부는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교육부는 2014학년도부터 3년간 경북대 로스쿨 입시에서 판사와 변호사 등 아버지의 직업을 자기소개서에 적어 제출한 수험생 16명의 사례를 적발했다. 올해 1월 학교 측에 불이익 규정을 만들어 제재할 것을 통보했다.

구술면접시험에서 면접관이 A씨 아버지에 대해 물었다는 의혹도 구체화됐다. 2013년 11월 16일 A씨 면접에 참여한 신평(60) 교수와 또 다른 교수가 '면접 당시 A씨 아버지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어서다.

김문재 원장도 "면접관이 자기소개서에 적힌 '법조인 아버지'라는 문구를 보고 A씨 아버지 직업을 언급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신평 교수는 또 "C교수가 모 변호사의 아들을 로스쿨에 합격시켜야 한다며 동료 교수 연구실을 찾아다니는 걸 봤다는 내용을 들었다"면서 부정청탁 의혹을 제기했다.

A씨 아버지는 "30년 넘게 친하게 지낸 C교수와 아들의 로스쿨 입시에 대해 의논한 적은 있지만, 절대 청탁한 적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경찰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A씨의 자기소개서와 성적표 등을 대학에서 받은 대구경찰청은 금주부터 입시 담당자와 의혹 당사자들을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강신욱 지능범죄수사대장은 "A씨의 성적이 로스쿨 입학이 가능한지부터 실제 청탁이 있었는지와 영향을 미쳤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대 로스쿨 측은 "A씨는 중상위권 이상 수준의 성적을 냈다"면서 "청탁이 개입되지 않았다는 뜻이다"라고 주장했다.

확인 결과 A씨는 가군(특별전형 3명 포함 60명 모집)과 나군(특별전형 4명 포함 60명 모집) 등 총 120명을 뽑는 경북대 로스쿨 입시에서 가군에 지원해 66등의 성적을 냈으며, 가군 합격자 중 미등록자 9명이 발생했을 때 후보 9번으로 추가합격했다.

A씨는 절친한 로스쿨 동료를 통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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