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추적] 불공정 의혹 로스쿨생 입시 과정

불공정 입학 의혹을 산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생의 입학시험 성적에 대해서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터무니 없는 성적인데 로스쿨에 합격했다면 불공정한 청탁이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검사 출신 변호사 아버지가 사법연수원 동기인 로스쿨 교수에게 청탁하고 교수의 부탁을 받은 면접관이 학생에게 좋은 점수를 줘서 합격시켰다면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18일 경북일보 취재진이 단독으로 확인한 결과, A(26)씨는 2013년 10월 2014학년도 입시 때 특별전형 3명을 포함해 60명을 뽑는 가군 전형에 지원했다. 나군은 특별전형 4명을 포함해 60명을 뽑았다.

법학적성시험(리트·LEET)과 공인영어 성적, 학사과정 성적을 350점 만점으로 정원의 4배수를 뽑는 1단계 시험을 무난히 통과했다.

수학능력과 법조인으로서의 소양 등을 측정하는 시험인 리트 점수도 합격자 원점수 평균인 109점을 5점 이상 넘어섰고, 토익점수도 중상위권이었다.

김문재 로스쿨 원장은 "과학기술대 졸업생 치고는 리트와 토익 점수가 양호했고, 로스쿨에 입학할 자격이 충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A씨는 1단계 전형 350점에 서류면접(30점)과 구술면접(70점)을 100점으로 하는 면접고사 성적과 논술고사(50점) 성적을 보태 500점 만점으로 평가하는 2단계 전형에서는 합격하지 못했다.

특히 로스쿨 교수 3명이 면접관으로 참여한 구술면접에서 평균보다 약간 낮은 수준의 성적을 기록했다.

A씨 아버지의 직업 언급 의혹을 제기한 신평(60) 교수가 가장 높은 점수를 줬다. 다른 면접관은 이 보다 낮게 평가했다. 전체적으로는 평균치보다 낮은 수준이다.

임상규 학생부원장은 "청탁이 통했다면 구술면접에서 월등히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며 "불공정 입학이 없었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특별전형 3명을 뺀 가군 전형 응시생 57명에 들지 못한 A씨는 66등을 했고, 후보 9번으로 대기하다가 2013년 12월 13일 추가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A씨는 또 나군 전형을 부산대 로스쿨에 응시해 추가합격했고, 최종 경북대 로스쿨을 택했다.

경북대 로스쿨 한 보직 교수는 "수도권 로스쿨 이탈 등으로 40명 정도가 추가합격한다"며 "소수점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 특성 상 후보군도 충분한 능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A씨의 절친한 로스쿨 동료도 "학업이 부진하거나 도태되지 않았으며, 성적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며 "3학년 학생회 간부를 맡을 정도로 모범적"이라고 했다.

대구지방경찰청도 A씨의 자기소개서와 성적표 등을 토대로 불공정 청탁이 있었는지와 청탁의 영향이 있었는지를 살펴보고 있지만 뚜렷한 혐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A씨가 부정입학했다는 명백한 증거는 아직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대구지역 한 법조인은 "A씨가 학교에서 금한 자기소개서에 아버지의 직업을 적었고, 면접과정에서 아버지의 직업이 언급됐다 하더라도 불공정 입학을 했다는 명백한 증거를 찾기는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국립대인 경북대 로스쿨의 입시 절차가 투명하지 못했다는 비난은 달게 받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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