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지나고 봄의 날씨로 접어들었다. 선선한 봄기운의 바람이 산들산들 불어 오는 것이 집에만 있기엔 아까운 기분이 들기도 하는데, 이런 기분이 나만 느끼는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주말만 되면 많은 사람들이 배낭 하나 메고 산으로 들로 떠나는 모습을 본다.

그러나 이러한 들뜬 기분에 취해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늦추다 보면 부상이나 심지어 사망에 이르는 비극을 맞을 수 있다. 더구나 주5일 근무와 웰빙 열풍에 따라 산행 인구가 늘어나면서 안전사고도 증가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상황이 언제 급격하게 변할지 모른다는 것인데, 실제로도 봄의 날씨변화는 기후를 예측하기가 어려운 계절이기도 하다.

산악사고는 봄철인 3~4월과 가을철에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 특히나 산행객이 많은 주말에 산악사고 발생율의 절반이상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산악사고자 2,480명 중 봄 가을철에만 34%를 넘는 852명이 119의 신세를 졌다.

산악 사고의 유형을 살펴보면 대체로 준비 없는 '과시형 사고'가 많다. 대부분 평소 체력관리를 하지 않다가 갑자기 다리나 무릎의 관절을 지나치게 움직임에 따라 무릎인대가 늘어나거나, 다리골절·체력 소모에 의한 완전 탈진 등의 부상이 가장 많은 게 현실이다.

특히 산행 시 음주는 산악사고의 주범으로 절대 금해야 한다. 또한 자기 체력과 등반하는 산의 높이에 따른 적절한 등산화와 옷차림으로 낭패를 당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안전한 산행을 위해서는 기상예보에 주의하며, 등산코스는 제일 허약한 자를 기준으로 정해야 하고 하산은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완료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아울러 최소한 미끄럼방지용 등산화, 지팡이, 비상식량, 구급약품, 손전등 정도는 휴대해야 하고 산행에 과욕을 버리고 자기 체력에 맞는 적당한 산을 택해서 등산을 즐겨야 한다.

또한 산악사고 다발지역에 대한 산악사고안내표지판 정비, 간이구조구급함 정비 및 설치, 산악위험지역에 대한 안전점검 등 산악사고 예방과 대응에 노력하는 한편 유관기관·단체와의 비상연락망 확보 등 긴급구조 공조 네트워크를 강화키로 했다.

소방공무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매년 반복되는 사고 사례를 접할 때마다 마음 한편이 무거워진다. 산에서는 어떤 돌발 상황이 나타날지 알 수 없기에 철저한 준비가 사고예방의 최선이다. 끊임없이 떨어지는 작은 물방울은 돌도 뚫게 되어 있다. 안전의식을 염두에 둔다면 사고 없는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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