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때 존재에 더 집중하고 평소 몰입하는 시간을 가지며 친구·이웃들과 어울려 살아야

당신은 힘들고 어려울 때 어떻게 견디는가. 누구나 살다보면 좌절하게 되거나 분노가 치밀어 오르거나 궁지에 몰리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 그 고통스런 상황을 벗어나고 싶을 때 당신은 어떻게 하는가. 벗어날 수는 있는가.

코로 숨을 들이쉰다. 두 발로 한 걸음씩 걸으면서 숨을 들여 마신다. 봄의 대기가 몸에 들어온다. 바람 같기도 하고 연록 잎 같기도 하고 숲속 흙 내음 같기도 하고 그리움 같기도 한 공기가 내 몸을 채우면서 비운다. 힘들 때도 숨을 쉬어야 한다. 숨을 쉬는 것은 존재하는 것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당신이 숨 쉴 수 있다면 당신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고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은 견딜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당신에게 주어진 상황이 힘들어졌고 무엇보다 당신의 머릿속의 생각이 고통스럽다고 하더라도 당신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당신이 숨 쉬고 존재하고 있으며 나머지 것들은 변화의 한 형태일 뿐이다. 가진 것을 잃었고 얻을 수 있는 것을 얻지 못하였지만 당신의 삶에 그 반대의 경우도 있었다.

당신은 당신만의 공간-집에서 누워본다. 몸을 펴거나 구부려 편한 자세를 취해본다. 당신은 집을 나와 걷는다. 공원을 걷거나 숲길을 걷는다. 발바닥으로 흙을 살며시 눌러본다. 당신이 눕거나 걷거나 당신의 몸은 당신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당신 몸은 당신의 존재처럼 신비롭다. 무엇보다 몸의 놀라운 사실은 몸은 자신의 몸에 대해 힘은 느끼지만 무게는 느끼지 않는다는 점이다. 당신 몸이 무게가 있음에도 당신은 무거움을 느끼지 않는다. 당신은 곧 당신 몸과 일체이므로 몸의 존재를 잊는다. 당신 몸처럼 당신은 힘든 상황이나 고통스러운 생각을 아예 받아들이고 잊어버린다. 사실 힘들 때 견디기 위해 잊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단순히 잊고자 한다고 잊히는 것이 아니다. 잊기 위해서는 일정한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거리를 두거나 떨어져 나와야 한다. 운동을 하거나 영화를 보거나 책을 보거나 다른 무엇에 몰입해야 잊을 수 있다. 그런데 운동이나 영화나 독서나 다른 무엇이 평소 당신이 하지 않는 일이라면 갑자기 몰입할 수 없다. 따라서 당신은 무언가를 잊는 힘을 갖기 위해서는 늘 운동이나 영화나 독서나 다른 일을 미리 습관적으로 해야 한다.

힘들 때 고통을 견디는 또 하나의 방법은 친구나 주위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다. 사람은 혼자일 때보다 대체로 누군가 또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더 긍정적이고 더 감동적이고 더 열정적이 되기 쉽다. 사람은 사람들로부터 기운을 받기 때문이다. 당신이 사람들과 어울려 대화하고 공감하고 그것이 일정한 공동체적인 형태를 띤다면 당신은 무기력함, 좌절, 어두운 생각에서 이미 벗어나 있음을 깨닫는다.

그러나 그럼에도 아직도 당신이 힘들고 고통스런 상황에 대한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당신은 이제 당신을 힘들고 고통스럽게 하는 문제들에 대해 반복해서 생각하고 조금이라도 문제를 해결할 계획을 세우고 또 세울 수밖에 없다. 벌써 당신은 마음속에 이 일을 생각하고 있겠지만 말이다.

아내에게 "당신은 힘들 때 어떻게 견디지?"라고 물었다.

"나는 명상을 해요. 산책도 하고, 운동도 하지요. 노래도 듣고요. 그러고 보니 할 것이 너무 많네요" 아내가 웃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