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도 아름다운 성당이 많이 있다고?"

혹 유럽 성당 여행을 한 독자라면 이렇게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파리의 노트르담사원이나 바티칸의 시스티나성당, 또는 가우디의 걸작 파밀리아성당을 보고 온 독자라면 더욱 고개를 갸우뚱할 수도 있다. 일리 있는 반문이다. 유럽의 이름난 성당들, 크고 웅장하고 화려해서 경외감이 들 정도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도 아름다운 성당이 제법 많은 편이다. 다만, 유럽의 성당과는 아름다움의 기준이 다를 뿐이다. 유럽의 이름난 성당이 웅장하고 화려함을 자랑한다면 우리 성당은 정겨울 만큼 아담하고 소박하다. 장식은 절제했으나 건축적 조형미는 무척 뛰어나다. 소박함 뒤에 감춰진 고고한 기품은 가슴 속에 긴 여운을 남긴다.

'하루쯤 성당여행'의 저자들은 이렇게 고백한다. "지난 봄, 성당을 주제로 취재 여행을 시작하기 전까지, 우리나라에 이렇게 매력적인 성당이 이토록 많은 줄 미처 알지 못했다. 오래되고 아름다운 성당을 만날 때마다 우리는 감탄과 놀라움을 억제할 수 없었다. 우리나라 성당은 유럽의 성당과는 또 다른 아름다움으로 우리를 감동시켰다."

'하루쯤 성당여행'은 아름답고 오래된 우리 성당 35곳을 글과 사진으로 담아내고 있다. 이 책은 우리 성당의 정겨울 만큼 아담하고 담백한 조형미를 잘 보여주고 있다. 유려한 문장과 아름다운 사진은 현장에서 느끼듯 우리 성당의 매력을 실감나게 전해준다, 뿐만 아니라 벽돌 성당, 석조 성당, 그리고 한옥 성당에 이르기까지 건축 형식이 무척 다채롭다는 사실도 새삼 알게 해준다. 책 속의 붉은 벽돌 성당은 포근하고 서정적인 감성이 묻어난다. 석조 성당은 남성적인 듯 부드럽고, 한옥 성당은 조선의 선비처럼 단아하고 교양적이다.

'하루쯤 성당여행'은 우리나라 성당의 건축적인 아름다움을 탐색하는데 머물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근대사를 여행하게 해주고 각 성당이 품은 풍부한 감성과 속 깊은 스토리, 그리고 숭고한 순교 이야기도 들려준다. 한국 천주교 역사 200년의 반은 박해와 순교의 역사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런 까닭에 각 성당에는 가슴 먹먹하게 하는 슬픔과 아픔, 때로는 위안과 공감을 주는 감동적인 사연이 깃들어 있다. 이 책은 성당의 뒤안길에 숨은 슬프거나 의미 있는 사연을 섬세하게 포착하고 있다. 독자는 책장을 넘길 때마다 고유의 감성, 위안과 공감을 주는 사연을 만나게 될 것이다.

'하루쯤 성당여행'은 성당에 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여행 콘텐츠도 풍성하게 싣고 있다. 성당 원고가 끝날 때마다 대표적인 천주교 성지와 성당 주변 여행지, 이름난 맛집, 분위기 좋은 카페 정보를 2~4면에 걸쳐 사진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책에 소개된 성지는 모두 10곳이며, 여행지는 100곳, 맛집은 110곳, 카페 35곳이다. 모두 이 책을 집필한 여행작가들이 직접 취재하고 촬영하며 검증을 마친 곳이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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