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 질환자도 크게 늘어

주부 김정숙(58·여·포항시 북구 장성동)씨는 지난달 말께 발열과 오한 등으로 괴로워 병원을 찾았다가 독감 검사를 했더니 A형 독감 판정을 받았다.

김씨는 "지난해 이맘때쯤에는 그냥 잘 넘겼는데 올해 봄이 맞나 싶을 정도로 유난히 춥더니 기어이 독감에 걸렸다"면서 "날씨가 너무 변덕스럽다"고 한숨을 지었다.

봄날 때아닌 독감(의심)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통상적으로 4월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독감 등의 환자가 감소세로 돌아서지만, 올해는 지난해와 비교하더라도 독감(의심) 환자가 오히려 늘어나 건강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포항세명기독병원과 포항의료원 등 2개 병원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27일까지 내원한 독감(의심) 환자는 29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43명보다 56명이나 늘었다.

이처럼 독감(의심)이 유행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낮과 밤의 기온 차가 무려 15℃까지 벌어지는 일교차 때문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기상청 예보 결과 대구와 포항의 낮 최고기온과 밤 최저기온 차이가 각각 최대 14.9℃와 16.2℃를 기록하는 등 4월 들어 대구·경북의 온도 차가 평균 10℃ 이상을 보이며 급격한 날씨 변화를 보였다. 또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급성 호흡기 질환인 독감은 환자의 침에 의한 직접 전염뿐 아니라 콧물이나 인두 분비물에 오염된 물건으로도 전염되다 보니 봄날 나들이나 관광을 통해 단체 간 만남이 독감 등의 확산을 부추기는 데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24시간 이내에 38℃ 이상 급격히 상승하는 발열이나 오한, 두통 등의 증상이 있으면 즉시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급격한 기온 변화에 따른 계절성 독감 외에도 한반도를 뒤덮은 미세먼지 상승과 연관해 콧물과 결막충혈처럼 알레르기 증상을 동반한 인후통 가래(객담)를 보이는 호흡기 질환자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재훈 포항의료원 2내과장은 "외출시 '의약외품'으로 허가받은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며 "충분한 수분 섭취로 점막을 촉촉하게 만들면 미세먼지가 점막 쪽에 안착하는 것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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