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사랑·은혜 음미하고 나눔·베풂 실천하는 기회 행복하고 건강한 삶 꾸리길

톨스토이의 글 중에 구두수선공 마틴의 이야기가 있다. 낮에는 지하 공방에서 열심히 구두수선 일을 하고, 밤이면 성경을 읽는 마틴은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었다.

어느 추운 겨울날이었다. 그는 늘 그랬듯이 성경을 읽다가 잠이 들었는데 예수님의 음성을 듣게 되었다. "내가 내일 너를 찾아 가겠다" 그는 누구나 그렇듯이 그냥 꿈이라고 생각하고 말았다.

마틴은 날이 밝은 뒤에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일을 하려고 창을 여는데 늙고 가난한 청소부가 추위에 떨면서 마을길을 쓸고 있었다. 마틴은 그를 방에 데려와서 몸을 녹이게 하고 따뜻한 차 한 잔을 대접했다. 청소부가 돌아간 뒤, 마틴은 창 너머로 아기를 안고 추위에 떨고 있는 한 여인을 보았다. 마틴은 그녀와 아기도 데려와서 따뜻한 수프를 대접하고 자신의 낡은 외투로 아기와 엄마를 따뜻하게 감싸주었다. 나른한 오후 자락에 이웃에서 고함소리가 들려 왔다. 달려가 보았더니 배고픔에 사과를 훔친 어린 아이를 가게 주인이 무섭게 꾸짖고 있었다. 마틴은 아이를 감싸며 주인에게 말했다. "사과 하나 훔쳤다고 그렇게 심하게 벌을 준다면 우리가 지은 죄는 도대체 얼마나 큰 벌을 받아야 할까요?" 가게 주인은 선선히 아이를 용서하고 돌려보내 주었다. 그렇게 하루가 저물었는데도 예수님은 찾아오지 않았다. 마틴은 일을 마치고 다시 성경을 펼치는데 문이 열리면서 하루 동안 자신이 만났던 청소부, 아기 안은 여인, 어린 아이가 차례로 나타나더니 마틴에게 같은 목소리로 말하는 것이었다. "바로 나였네!" 어젯밤 꿈속에서 들었던 그 음성, 바로 그 목소리였다.

우리는 어차피 사람과 사람의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5월은 우리에게 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달이다.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 어버이날, 석가탄신일, 스승의 날이 차례로 들어있다. 구태여 기념일의 의미를 따지지 않아도 우리가 생명을 얻고, 자라고, 사회활동을 하는 과정은 사랑과 은혜로움의 연속임을 알 수 있다. 그래서 5월은 그런 사랑과 은혜를 음미하고, 나눔과 베풂을 실천할 수 있는 기회임을 알 수 있다.

마틴은 부자도 아니고 요즘 말로 잘 나가는 위치의 사람도 아니었다. 그러나 자신 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따뜻하게, 정성껏 감싸 안아 주었다. 요란하고 시끌벅적한 행사들이 기념일을 포장하고 있다. 화려한 행사를 위한 행사의 그 뒤편에는 진정으로 우리가 손을 내밀어야 할 이웃은 없는지 살펴야 한다. 자기를 드러내기 위하여, 자기만족을 위해서 내미는 손길이나 행사라면 5월의 의미와는 전혀 상관 없는 짓이리라. 베풂과 나눔에는 겸손과 정성이 앞서야 한다.

우리는 모두 어린이를 거쳤으며, 누구의 어버이며 또 자식이다. 누구나 한 분 이상의 스승을 모셨으며,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에게서 배움을 얻으며 살아가고 있다. 아울러 우리는 행복한 삶을 꾸리기 위하여 각자의 일터에서 근로자로 역할을 이행하고 있다. 모든 기념일이 곧 나를 기리는 날이며, 내가 챙겨야 할 날임을 깨닫게 된다. 그렇게 본다면 가정은 그 모든 기념일의 의미를 오롯이 모아 놓은 집합체이다. 그래서 가정은 우리가 기대고 비빌 언덕이요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원소이다.

우리에게 다가온 5월, 우리 모두 건강한 가정 속에서 한 사람의 마틴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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