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민일보 편집국장 지낸 김주완씨·기자 임종금씨…아름다운 사람들과 악인들의 이야기 신랄하게 담아내

▲ 별난 사람 별난 인생-그래서 아름다운 사람들. 김주완 지음
▲ ▲교과서에선 볼 수 없는 부끄러운 역사-대한민국 악인열전. 임종금 지음
'사람'에 집중한 두 권의 책이 눈길을 끌고 있다.

경남도민일보 이사 겸 출판미디어국장 김주완 씨가 쓴 '별난 사람 별난 인생(이하 '별별 인생')'과  기자 임종금씨의 역사교과서에도 나오지 않는 악인들을 담은 '대한민국 악인열전'이다.

'별별 인생'은 저자가 직접 만난 8명의 삶을 담았다.

저자는 기자라는 직업으로 매일 갈등과 분열을 마주했다. 과연 이 세상에 희망은 있는지 자조했다. 그러던 중 '노인이라고 봐주지 마라'라고 일갈한 팔순의 채현국 씨, '우등생은 아첨꾼이 되기 쉽다'고 경고하는 방배추 씨 등 자신만의 철학으로 다르게 살아온 이들을 만나고 삶을 들었다.

그들의 삶의 이야기는 '세상은 그래도 참 살만한 곳이구나'하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한때 개인소득세 납부 2위였으나 지금은 신용불량자인 채현국. 해직기자들한테 집 한 채씩 사주고, 시국 수배자들을 숨겨주곤 했던 그는 박정희 정권과 타협하기 싫어 전 재산을 처분해 종업원들한테 나눠주었다. "시시하게 살아라." 똑똑하다는 서울대 출신 97%가 아첨꾼이 되고, 남의 갈등, 불행, 불안을 이용해서 돈을 버는 '장의사적 직업'이 판치는 세상에서 그가 주문하는 '잘 사는 법'이다.

돈을 모아두면 똥이 된다는 김장하. 최연소 한약종상 면허를 따 한약방을 차린 그는 명의로 소문이 나면서 떼돈을 벌었다. "아픈 사람에게서 번 돈으로 내가 호의호식할 수 없다"며 명신고등학교를 일으켜 나라에 헌납하고 경상대학교 남명학관을 건립해 기증했다.

이밖에 생업마저 포기한 영화평론가 양윤모의 꿈, 매년 수백통을 부치는 89세 장형숙, 떡값 거부 때문에 강성으로 찍혔지만 민원인한테는 따뜻한 공무원 임종만, 농민을 위해 적자를 불사한 농협조합장 김순재, 정리해고 철회를 외치며 크레인에 올라 309일 동안 버틴 김진숙 등이 포함됐다. 방배추 씨를 뺀 모든 인물이 지역사람들이다.

저자는 머리말을 통해 "앞의 다섯 어른은 나도 저렇게 나이 들어가겠다 싶은 분들이고, 뒤의 세분은 지금 어떻게라도 도와드리고 싶은 분들이다"라며 "이 책을 쓰면서 좋은 분들을 찾아내 널리 알리는 것 또한 세상을 아름답게 바꾸는 데 상당히 유효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악인열전'은 일제강점기와 해방 이후 대한민국에서 우리 국민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악행을 저지를 악인들의 이야기다. 역사교과서에는 나오지 않는 인물들이다. 하지만 광복 70년을 넘기면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인물들이기도 하다.

한국근현대사는 살육과 배반, 참혹한 사건들이 끊임없이 이어지던 시대였다. 무수한 사람이 수많은 악행을 저질렀지만 단죄 받지 않고 넘어갔다. 그 가운데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8명.

고향 사람 200명을 무참히 학살한 이협우, 일제시대 고문기술 70%를 개발한 노덕술, 일본 국회의원이 된 깡패 출신 친일파 박춘금 등의 이야기다.

또한 민간인·부하 할 것 없이 수많은 사람을 죽인 김종원, 안두희를 '안 의사'로 불렀던 이승만의 양자 김창룡, 일제가 동상까지 세워 준 친일파 김동한, 어린 학생도 고문한 악질 친일헌병 신상묵, 박종표 등이다.

기존 역사책에서도 거의 들어보지 못한 이름들이다. 한국근현대사를 전공한 사람들조차 스쳐 들은 이름일 따름이다.

역사를 전공한 임종금 경남도민일보 기자는 해방 이후 대한민국에서 온갖 패악질을 일삼았던 그들의 뿌리를 캐봤다. 상상을 뛰어넘는 그들의 가공할 만한 악행을 담았다.

저자는 "그들의 악행을 낱낱이 기록해 역사의 재단에 세워야 한다는 마음으로 썼다"며 "이 책을 읽는 동안 끓어오르는 분노와 슬픔을 느낄 것"이라고 조심히 예측했다.
남현정 기자
남현정 기자 nhj@kyongbuk.com

사회 2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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