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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탐사취재 - 10. 해의 가치를 담다 '경북씨그랜트센터'

[경북동해안 1천리를 가다] "1천500m 깊은 바닷속 홍게가 선명하게 보이네"

양병환기자,조준호기자 등록일 2016년05월11일 21시33분  
▲ 경북씨그랜트센터 연구진이 장길리 해상에서 수중 영상과 각종 데이터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동해 1천500m 수심에서 홍게(붉은대게)가 어떻게 살까? 그 수심대 모습은 어떨까? 또 대게는 어떻게 이동할까? 캄캄하고 깊은 심해는 어떤 생물이 어떻게 살까?

이런 동해 수중에서 발생하는 의문을 과학적 접근으로 밝혀내는 기관이 있다. 포스텍 조현우 박사는 동해어민이 지역 명물인 홍게와 새우 등을 포획하는데 사용하는 통발에 부착 가능한 심해 카메라를 국내기술로 제작했다. 일명 '수중 심해 블랙박스'다.

이 카메라로 홍게 등 해양생물의 생태를 확인했다. 제작된 카메라에는 빛이 없는 깊은 심해에서 촬영 가능토록 조명등이 내장돼 있다. 한번 충전에 추가 전원 공급 없이 최대 10일까지 녹화 가능하다.

또, 심해 블랙박스에는 카메라를 비롯해 수온, 수심센서 등 다양한 정보를 수집 할 수 있는 추가 장치 등이 장착가능하다. 크기는 보온병보다 조금 큰데 꽤 무게가 있다. 1천500m 수심의 수압 1천500대기압을 견딜 수 있는 재질과 배터리 등의 무게 때문이다.

내부는 방수 등의 역할을 하는 'O-링'의 상태나 내부 배선, 배열 등에 상당히 공들인 장비다. 이 장비가 통발 등에 간단히 탈·부착이 가능토록 설계한 연구진의 보이지 않은 열정의 산물이다.


▲ 수중 블랙박스를 개발한 포스텍 조현우 교수.


향후 연동 및 다중 시점 촬영 기술을 개발 중이라 계절별 심해 수온변화를 확인하고, 그에 따른 붉은대게의 활동성을 다양하게 확인 가능할 듯하다. 이와 함께 지역민 소득 증진을 위한 대게 및 통발 등 어구형태 개선 연구 등도 진행 중이다.

조 박사는 "향후 다중 촬영 가능한 렌즈 등을 장착해 울릉도 지역 오징어를 비롯한 동해지역의 수산물 등의 이동경로 및 활동 생태 등을 파악하는 기술개발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포스텍에는 수중 심해 블랙박스와 함께 동해의 해양 신비를 풀 수 있는 또 다른 특수 장비가 있다. 포스텍 창의IT융합공학과 유선철 교수팀이 개발한 첨단 수중 무인로봇인 'Cyclops'가 있다. 이 장비는 현재 동해안 수산자원 조사 연구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무인로봇 'Cyclops'는 무인잠수함과 수중드론의 중간 형태처럼 보인다. 수중에서 수평을 잡는 자이로 시스템과 부력층이 있어 무중력 공간인 수중에서 중심잡기에 편리하게 설계됐다.

또 앞뒤 방향 모두 카메라가 장착돼 있어 언제든지 양방향으로 촬영 및 정보 수집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Cyclops에는 각종 측정 장비의 탈·부착이 가능해 이동하면서 다양한 해양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연구진들은 다른 연구소에 비해 집중력이 뛰어난 듯 했다. 젊음의 열기와 해양에 대한 도전의식이 사무실 가득 메우고 있었다.

현재 해양 무인로봇을 이용해 동해안의 수산자원 및 연안에 큰 영향을 미치는 생태계 전반적인 자료를 자동으로 조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조사결과를 기관 등에 제공하고 있다.

또, 인공 어초장 사후 관리와 주변 생태계 변화를 주기적으로 관찰 중에 있으며 해양로봇을 이용한 동해안 수산자원 및 생태계 조사 기술을 개발 중이다.

첨단 무인로봇의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 인간이 직접 수중에 들어가기 힘든 환경이나 수심대에 투입돼 촬영과 각종 데이터 등의 수집 가능하기 때문이다.


▲ 심해 촬영 카메라. 10일간 전원공급 없이 영상을 담을 수 있다.


유 교수는 현재 해양 로봇을 이용한 해양 조사 및 전자동 해양 정보를 얻는 알고리즘을 개발 중에 있으며 그는 경북씨그랜트센터를 이끌고 있다. 씨그랜트센터가 생소한 기관 같지만 해양자원의 활용 및 보존을 위한 국가적 사업으로 최초 미국에서 1996년 시행, 활용된 기관이다.

우리나라도 2000년도 해양한국발전프로그램(Korea Sea Grant Program)을 시행 중이며 현재 전국에 경북씨그랜트센터를 포함한 총 7개 센터가 활동하고 있다.

경북씨그랜트센터는 포스텍이 주관대학으로 해양수산부와 경상북도의 지원을 받아 경북지역(경주, 영덕, 울릉(독도), 울진, 포항) 해양·수산분야 지역 현안문제를 발굴, 연구를 통해 해결하며 지역민에게 성과 공유 및 기술이전 등을 하고 있다.

또, 해양관련 전문 인력양성을 위한 해양교육프로그램 개발·제공 등으로 경북 동해지역의 균형적 발전과 소득향상을 추구하고 있다.

경북씨그랜드센터는 지난 2009년 설립돼 꾸준히 활동한 결과, 2014년 4월 해양한국발전프로그램 1단계(2009년~2013년) 사업평가 전국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올렸다.

또, 경북씨그랜드센터 김경진 교수 (경북대학교)는 독도 자생미생물을 활용한 안티에이징(Antiaging) 화장품을 개발했다. 날로 격화되고 있는 생물자원의 무기화 및 선점을 대비하고 '동해'표기 및 '독도 영유권' 주장에 있어서도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 교수팀은 경북 해양미생물(Donghaeana dokdonensis) 유래와 유용산물 생산 단백질의 구조 규명과 그에 따른 개량을 통해 경북 지역의 필요한 단백질 입체 분석 전문가와 개량 효소 개발 전문가를 양성하는데 기여를 하고 있다.

▲ 경북씨그랜트센터 유선철 연구팀과 수중로봇 'Cyclops'.


향후, 동해안 및 울릉도 독도 연안에 자생하는 해양미생물에 존재하는 유용단백질의 입체구조 규명을 통해 유용단백질의 기능과 반응기작을 분자수준에서 규명함으로써 경상북도에 자생적으로 존재하는 우수 해양미생물 및 해양미생물 유래 유용단백질의 활용을 위한 원천 기술 확보 및 활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간 경북씨그랜트센터는 연구 및 문화사업 및 환경사업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한국해양재단과 협업으로 경북지역 해양문화체험 자원 지도 등을 발간, 보급했다.

또, 해양문화교재를 만들어 학교 및 가족단위 체험교육 등에 활용했다. 이와 함께 지역 해양관련 학교 등 기관과의 정보공유 등으로 다양한 사업을 진행했다. 이뿐만 아니라 해양환경보호에도 일조하고 있다. 지역 공기관과 협조해 수중로롯을 활용, 폐어망 공동조사 및 수거사업 등을 꾸준히 진행 중이다.

문화적으로는 지역 내 산재해 있는 해양의 생태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가이드북을 제작해 청소년 및 지역민에게 보급, 지역해양에 대한 자긍심을 올리기도 했다,

또, 지역에서 잡히는 대표 어류 및 수산물 가이드북 제작, 어종 홍보와 함께 제철 수확시기 포획금지 등도 홍보하고 있다. 또 지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진로 등을 위한 프로그램도 활용 중이다.

우리나라는 아직 해양의 가치를 파악하지 못해 제대로 의미를 부여하지 못한 것 사실이다. 육상의 산의 정복은 할 수 있어도 해양은 아직 미지의 세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 국내 기술로 개발된 수중로봇 'Cyclops'. 장길리 해안해서 과업을 수행중이다.

 

경북씨그랜트센터는 해양과 관련, 과학적인 접근과 인문학적인 접근 또한 활발하다.

선조 때부터 삶의 터전인 해양은 어민들의 삶 그 자체였다. 이제 해양을 과학적으로 접근, 원인규명과 의미를 부여해 후대에 이어져야 한다. 아직 해양기술력과 연구진 등은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해양 연구진은 한번씩 세계를 놀라게 한다.

지난 2003년 5월 울릉도 근해 심해 계곡에 잠자는 러시아의 보물선 '돈스코이호'가 유해수(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에게 발견됐다. 돈스코이호는 울릉도 심해 협곡 끝에 걸쳐져 있는 것을 유인 잠수선을 이용해 3년이 넘게 추적해 발견했다. 당시 연구진들 사이에서는 세계적인 해양연구소인 미국 우즈홀 연구소에서도 발견하기 힘든 악조건 속에서 순수 우리기술로 해낸 결과라는 평이었다.

루이 파스퇴르는 '과학에는 국경이 없어도 과학자에게는 조국이 있다'는 명언을 남겼다. 동해는 우리나라를 비롯된 4개국이 공유하는 바다다. 해류의 움직임과 동해 해양심층수 등의 신비를 밝히려면 어느 한 지역, 어느 한 나라에서만 원인을 규명하기가 힘들다.

과학은 국경을 초월한 연구를 할 수 있지만 우리가 발견하고 발명한 것은 바로 우리나라 원천 기술이 된다. 포스텍 내에 있는 경북씨그렌트센터의 젊은 열정이 동해로 향하고 있다.

우리기술로 해양을 탐사하고, 우리기술로 근원을 규명하고, 우리의 감성으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 수중 블랙 박스로 촬영한 수심 1천500m 붉은대게 모습. 바닥은 완전 뻘 형태로 통발이 시간에 따라 침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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