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원 차익 남겨…일부 조합원 법적 대응 검토

대구 달성군 옛 대중금속공고 부지에 지역주택조합 방식으로 추진됐던 도시형 생활주택 건설사업이 시행 1년여 만에 중단됐다.

12일 달성군과 대구텍에 따르면 학교 부지에 주택 건설을 추진했던 시행사 씨에치개발㈜이 최근 사업을 포기했다. 시행사는 대신 사업을 위해 모두 290억원 가량에 구입하기로 계약한 학교 부지를 인근 금속 절삭가공 전문업체 대구텍에 340억원을 받고 매각해 50억원 가량의 차익을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시행사 측은 2013년 학교 재단에 계약금과 중도금으로 우선 50억원을 지급했었다.

부지를 인수한 대구텍은 "생산시설 증설 등을 위해 대중금속공고 터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씨에치개발은 작년 초 이 학교 전체부지(5만8천여㎡) 가운데 2만여㎡ 터에 290여 가구 규모로 도시형 생활주택을 짓겠다며 군에 사업승인을 신청했다.

이후 지역주택조합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하고 그해 9월부터 계약금과 업무추진비 등을 받고 조합원 모집에 나섰다.

그러나 이곳은 대구텍과 대형 연료저장소 등과 맞닿아 있는 곳이라 사업 추진을 두고 '안전 논란'이 불거졌다.

대구텍의 경우 특정유해물질 배출은 물론 소음·진동관리법상 소음진동배출시설, 위험물안전관리법상 위험물 저장·취급소로 등록된 업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씨에치개발은 대중금속공고 나머지 터에도 2·3단계로 나눠 각각 300가구 미만의 도시형 생활주택을 건설한다고 광고했다.

이에 달성군은 1차 290여 가구의 사업승인을 미루고 전체 약 900가구 지구단위계획을 세워 다시 제출하라고 시행사 측에 통보했다. 이후 사업은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않았고 최근 씨에치개발은 이미 모집한 조합원 90여명에게 사업을 포기한다고 통보하기에 이르렀다.

또 사업 무산에 따라 조합원들에게 받은 계약금과 업무추진비 등을 돌려주겠다고 알렸다.

하지만 일부 조합원들은 "시행사 측의 사업포기로 재산상 손해를 봤다", "계약자 동의 없이 임의로 땅을 매각한 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검토할 방침"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씨에치개발 측은 "부지 매각 금액이 당초 구입 금액에 비해 많은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지금껏 사용한 모델하우스 건립비, 광고비용 등을 고려할때 적정한 가격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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