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일철주금·닛신제강 "중국 과잉생산에 사업환경 급속 악화"

일본의 최대 철강회사 신일철주금과 4위 업체 닛신제강이 글로벌 과잉생산으로 인한 어려움 속에 합병을 택했다.

신일철주금은 닛신의 지분을 51%로 늘리기로 합의했다고 양사가 13일 발표했다. 신일철주금의 닛신 보유 지분은 현재 8.3%다.

신일철주금의 지분 확대는 주식공개 매입(TOB)이나 닛신제강이 제3자 할당으로 발행하는 주식을 취득하는 방안을 통하기로 했다. TOB만으로 지분을 획득할 경우 신일철주금의 투자액은 약 760억 엔(약 8천 191억 원)에 달할 전망이라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양사는 성명에서 "중국의 과잉생산 때문에 사업환경이 급속도로 나빠졌다"고 합병 이유를 설명했다.

세계 철강사 가운데 2위 규모인 신일철주금은 시가총액이 2조1천억엔(약 22조6천억원)이고 닛신제강의 시가총액은 1천595억엔(약 1조7천억원)이다.

이들 회사는 중국의 성장 둔화로 약 1억t의 철강 제품이 과잉공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세계 2위 생산국인 일본의 연간 조강 생산량에 맞먹는 양이다.

양사는 "중국의 과잉생산이 해소될 것이라는 조짐이 있지만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그 사이 철강 사업의 환경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두 회사는 합병에 의한 원료 등의 조달비 삭감과 설비 투자의 효율화로 연간 총 200억 엔(2천 155억 원) 이상의 비용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신일철주금의 미야모토 가쓰히로(宮本勝弘) 상무는 합병 효과에 대해 "비용 절감 외에도 닛신제강에 철강 제품의 재료를 공급함으로써 제철소의 가동률이 상승한다"며 "얼마나 빨리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까가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철강, 알루미늄 등을 과잉생산해 국제 가격이 급락하자 다른 나라 업체들은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인도의 타타스틸이 영국에서 철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해 1만5천명이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이번 합병이 세계 철강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포스코 등 한국의 철강업계도 중국발 공급과잉 때문에 고전하고 있다.

신일철주금과 닛신제강의 합병으로 일본에는 철광석과 점결탄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고로(용광로) 철강 메이커는 JFE와 고베제강를 포함해 3개사가 됐다. 2000년 6개사에서 절반으로 줄게 된 것이다.

신일철주금도 2012년 아시아 라이벌 업체들과의 경쟁 격화 속에 신일본제철과 스미모토금속의 합병으로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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