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호 동국제강 상무는 지난 12일 페럼타워 3층 대강당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브라질 CSP 제철소 고로(高爐) 화입(火入)이 6월 10일 진행된다"고 밝혔다.
화입식은 고로에 처음 불을 붙이면서 본격적인 가동을 알리는 행사다. 한 번 불을 지핀 고로는 전면 개·보수를 하기 전까지 수십 년 동안 불을 끄지 않는다.
화입식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연산 300만t 규모의 일관제철소가 탄생한다. CSP제철소는 후판 원재료인 슬라브(중간재)를 생산할 예정이다.
후판을 전문적으로 생산해 온 동국제강은 "2014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남미와 유럽에서 1천200만t 규모의 고로가 폐쇄됐다. 경기가 조금만 살아나면 슬라브는 없어서 못 팔게 될 것"이라고 했다.
브라질 북동부 세아라주(州) 페셍 산업단지에 위치한 CSP제철소는 55억달러(6조4000억원)가 투입됐다. 면적 990만㎡(300만평)로 국내 업체가 해외에 건설한 제철소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CSP제철소 지분은 브라질 철광석 업체인 발레(Vale) 50%, 동국제강 30%, 포스코 20%씩 가지고 있다. 세계 최대 철광석 업체인 발레가 고품질의 철광석을 제공하고, 동국제강과 포스코가 제철소 운영을 맡는 방식이다.
동국제강은 2001년부터 CSP제철소 건설을 구상했다. 2007년 고로 제철소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2010년 포스코, 발레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2012년 7월 토목공사를 시작해 현재 종합공정률 99%를 달성 중이다.
세계 최고의 고로 생산 기술을 가지고 있는 포스코도 제철소 건설을 통해 브라질 시장의 교두보를 확보하고, 북미지역 원료생산기지를 확보할 수 있다.
동국제강은 이번 제철소 건설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철강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CSP제철소 가동시 생산되는 슬라브 300만t 가운데 동국제강 몫은 160만t이다. 동국제강은 160만t가운데 60만t을 국내 당진공장에서 활용하고, 나머지 100만t을 외부에 판매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