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일보 지역경제살리기 캠페인…산업구도 다변화로 철강의존도 줄이는 산업재편 시급

▲ 포항 포스코 포항제철소 2고로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출선(철광석을 녹여 쇳물로 만드는 작업)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

△화려했던 날은 가고

천년고도 경주에서 발원해 대한민국 근대화의 상징인 포항 영일만으로 도도히 흐르는 형산강은 지난 세기에 산업화의 심장 '포스코'를 창조했다.

'산업의 쌀' 철을 생산하는 포스코는 형산강 하구에서 한반도의 아침을 여는 영일만을 바라보며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도약시키는 구심점 역할을 담당해 왔다.

'포스코'로 대변되는 철강산업은 반세기를 지나오면서 포항과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며 발전된 대한민국의 위상을 한껏 드높였다.

'대한민국 호'를 이끌며 호황을 구가하던 철강산업은 최근들어 성장을 잠시 멈추고 재도약을 위한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지금 정부는 조선과 해운업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서두르고 있다. 경남 거제를 비롯한 조선소가 소재한 도시들은 닥쳐올 구조조정에 폭풍전야와 같은 적막감에 숨죽이고 있다.

철강도 자체적으로 구조조정을 하고 있지만 구조조정의 칼날을 피해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철강경기 침체에 설상가상으로 정치권에 휘둘리며 검찰의 장기수사를 받아 사상 첫 적자를 기록하는 등 침체를 거듭했다.

따라서 포항지역 경제도 불황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다행히 최근 포스코가 구조조정 효과를 보며 경기가 살아나고 있지만 기대를 걸기엔 시기상조다.

이처럼 포항지역 경기가 장기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었지만 그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

△철강 '성장'보다는 '생존' 걱정할 상황

지금 철강경기는 '성장'보다는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라고 경제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재도약'이냐 '추락'이냐는 중대 국면에 처해 있다.

지난달 포항뿌리회주최 '안개속 포항경제 등대를 찾아라'경제발전심포지엄에서 포스코를 비롯한 세계철강시장은 성장보다 생존을 걱정해야할 상황을 맞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따라서 포항과 포스코의 미래를 위해 국내 철강시장의 과잉설비 문제해결과 함께 부가가치제품 판매의 획기적 확대, 극한적 원가절감, 저수익사업의 구조조정 가속화를 통한 재무구조개선, 포스코 해외법인과 모사와의 협업을 통한 솔루션 마케팅강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유승록 포스코철강연구센터 상무는 "세계철강시장은 혼돈 속에 빠졌다"면서 "2016년은 성장보다 생존을 걱정해야하는 해로 일부 국가는 이미 구조조정을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철강시장은 양적성장의 한계에 직면해 95년을 피크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마이너스 성장으로 전환된 상태"라고 밝혔다.

자동차산업은 생산 소비증가의 한계점에 봉착했고 조선산업은 구조조정을 추진중에 있는 등 국내 철강수요산업의 성장한계에 직면해 있다는 것.

이와함께 수출로 타개책을 모색중이지만 수입국의 보호정책강화로 더욱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고 공급과잉상황에서도 총수입량이 미국 독일에 이어 세계 3번째인 점은 시장질서를 교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 상무는 국내 철강한국 철강산업의 근원적 문제해결 위해 설비폐쇄 등을 통한 구조조정 추진의 불가피성을 제시했다.

포항과 관련해서도 "포항은 한국의 1기전략산업도시로 철강산업은 포항지역경제의 핵이었지만 철강생산량 안정에도 불구 가격 하락이 생산액 급감으로 이어지면서 지역경기침체의 주요원인이 되고 있다"며 "철강경기 침체의 영향이 지역경제 전반으로 전이 되고 있어 산업기반전반의 훼손을 초래 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유 상무는 최근 중국 내수가격의 상승으로 국내에서도 가격 상승 움직이 있지만 일시적 현상이며 조선 등 수요산업 침체가 지속되고 있어 본격적인 내수가격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유 상무는 "포항 경제가 단기간내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 "원샷법 시행으로 철강업계 구조조정 본격화가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철강경기회복을 위해서는 과잉생산설비 문제해결이 전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동해경제권의 허브항만도시, 새로운 가능성

이처럼 포항 철강경기가 단기간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워 지역 산업구도 다변화 등 철강의존도를 줄여나가는 지역산업 재편이 필요한 시점이다.

포항은 천혜의 동해안에 위치한 항만을 활성화 시켜 다가오는 유라시아를 연결하는 철도개설시대에 대비해 환동해경제권의 허브항만도시로 거듭나야 한다고 전문가들이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김진홍 한국은행 포항본부 부국장은 '포항경제의 현실과 미래발전전략'에 대해 "포항은 포항제철 입지 이후 지난 30년간 유례없는 성장을 실현했다"면서 "2000년 중반 이후 지역내 생산, 수출의 부진 등으로 지역기업의 경영여건은 매우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원인에 대해 김 부국장은 "세계경제둔화, 국제유가급락, 경쟁치열화 등 철강산업을 둘러싼 대내외 여건의 급속한 변화에 미처 대응하지 못한데 주로 기인한다"며 "포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주요제조업체 90개사중 2014년 자본잠식 6개사, 영업적자기업 19개사, 부채비율 500% 이상 기업 19개사 등 90개 기업의 총부채는 13조3천56억원"이라고 밝혔다.

김 부국장은 포항경제 위기의 근본원인에 대해 "세계경제 감속에도 불구, 중국 등 능력증강은 중단되지 않았다"면서 "여기에 중국의 신창타이가 중국내 과잉재고를 더욱 심화시켰고 중국철강사들의 적자감수, 잉여철강재의 해외시장 저가수출공세 강화 등으로 포항의 대중국 철강수출은 2014년 이후 급락했다"고 주장했다.

김 부국장은 "단시일내 해결이 불가능한 구조적인 문제"라며 "2016년 경제시계 역시 대체로 난감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위기극복의 단서로 △여전히 중국내구소비재 시장의 성장 가능성 풍부 △최대한 중국 및 아세안시장을 염두에 둔 중국과의 협력모델 중요 △단순철강공급자시대 졸업, 수요산업과의 철저한 협업시대 도래 등을 언급했다.

포항의 향후 발전비전과 잠재력에 대해 김 부국장은 △대구경북의 유일한 해외관문, 육해공 교통망의 완결판 R&D의 메카 △관광허브도시 △KTX 개통으로 포항은 더 이상 교통오지가 아닌 육해공 모두 갖춘 도시라고 평가했다.

김 부국장은 따라서 "지금 확보한 국책사업만 제대로 완성 되면 발전기반은 충분하다"며 "대구 경북의 유일한 해외관문, 환동해경제권의 허브항만도시로 최적지"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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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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