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간 일거수일투족 '주목'…정치적인 행보 자제할 듯

25∼30일로 예정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국내 방문을 앞두고 정계가 술렁이고 있다.

유력한 대선주자로 꼽혀온 반 총장이 지난 총선 패배에 이어 여당 내 계파가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이목이 쏠리지 않을 수 없다.

반 총장은 경주와 신도청 소재지인 안동 방문이 추가된 것 역시 주목된다. 유엔이 밝힌 반 총장의 하회마을 방문은 한국의 전통과 역사를 보존하기 위한 유엔과 한국의 협력에 감사를 표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반 총장이 갑작스레 새누리당의 텃밭인 경북(TK) 지역을 찾는 것에대해 내년 대권 행보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 아니냐는 관측이 정가에서는 제기되고 있다.

마땅한 대권주자감이 없다는 문제로 고심하는 새누리당으로서는 '반기문 카드'를 대안으로 주목할 수밖에 없다.

정진석 원내대표 등 여권 인사들은 반 총장의 첫 공식 일정인 25일 제주포럼 환영 만찬에 참석한다.

충남 공주 출신의 정 원내대표와 충북 음성 출신의 반 총장이 충청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만큼 충청지역에서 일고 있는 2017년 대선 충청 대통령을 만들자는'충청 대망론'이 더욱 관심이다.

지금까지 대선이 영남과 호남의 대결구도로만 치러져 중원지역은 상대적으로 소외됐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에서는 친박계와 충청권 의원을 중심으로 '반기문 대망론'이 새어나온다.

야권도 반 총장의 이번 방문에 덩달아 술렁이고 있다.

총선 이후 야권 잠룡들이 보폭을 넓히고 손학규 전 더민주 상임고문을 중심으로 한 '중도 신당론'이 부상하는 민감한 상황에서,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는 반 총장의 방한이 야권의 정계개편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역시 반 총장의 행보에 따라 야권의 대선 경쟁구도가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여당이 반 총장을 대권 후보로 영입할 가능성에 대해 "대권 후보가 없어서 어디서 꿔온다는 것"이라며 "내가 뭐라고 얘기할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이상돈 최고위원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반 총장은 검증을 견디기 어렵다. (대선에 출마하더라도) 100% 패배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야권 내부에서는 반 총장의 행보가 대권주자간 역학구도 변화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더민주의 한 관계자는 "만에 하나라도 반 총장이 여권의 대권주자로 자리를 잡는다면, 야권 주자들의 경쟁에서도 누가 반 총장에 맞설 것이냐가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로 임기가 끝나는 반 총장은 끊임없이 제기되는 대선 출마설에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은 채 애매한 태도를 유지해왔다.

대선을 1년 반 앞둔 시점에 한국을 찾는 반 총장의 입에 정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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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모 기자
김정모 기자 kjm@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으로 대통령실, 국회, 정당, 경제계, 중앙부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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