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감독 최진철표 '스피드 축구' 한계 봉착
2주 휴식기 동안 새 공격조합·전술 찾기 시급

K리그 전통의 명가 포항스틸러스가 올시즌 추락하고 있다.

포항은 지난 22일 수원FC와의 11라운드를 끝으로 1차라운드를 마친 결과 3승4무4패 승점 13점으로 8위로 내려앉았다.

11라운드 현재 각 10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음에도 1,2위를 달리고 있는 서울과 전북(승점 22점)에 승점 8점이나 뒤진 상태이고, 역시 10경기에서 승점 17점을 기록중이 4위 제주와도 3점차나 벌어져 있다.

특히 3차라운드이후 벌어지는 상위 스플릿라운드 마지노선인 6위 자리 역시 현재 승점 14점인 상주가 지키고 있지만 10경기를 치른 광주가 14점으로 7위를 달리고 있어 턱걸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포항은 오는 29일 수원삼성전을 시작으로 2차라운드에 들어간다.

2차라운드부터는 K리그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지만 1차라운드에서의 포항 경기력은 기대이하였다.

올시즌 주력 공격수의 대거 이탈에 비해 전력보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이미 예견된 일이었지만 전통의 명가라는 명성이 부끄러웠다.

그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부분이 지난 2000년대 중반이후 10년 가까이 패스축구의 선구자로 불려왔던 포항의 정체성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지난 2006년 이동국이 떠난 이후 대형스트라이커를 영입하지 못한 포항은 패스와 스피드를 이용한 다양한 공격루트를 찾는 패스축구를 추구해 왔다.

지난해 말 포항 지휘봉을 잡은 최진철감독 역시 공식적으로 '자신이 추구하는 축구 역시 스피드를 근간으로 하는 빠른 축구'라고 밝혔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사정이 달라졌다.

올시즌 미드필더라인의 핵심인 손준호가 부상으로 시즌아웃된 것도 원인이 되겠지만 축구에 있어 가장 중요한 패스에 대한 개념이 완전히 무너진 모습이었다.

패스의 정확도가 떨어진 것도 문제였지만 원터치 패스와 전진패스를 찾아보기 힘든 대신 백패스가 늘어나고, 빠른 역습과정에서도 볼을 잡은 뒤에 다음플레이를 펼치면서 빌드업 속도가 현저히 떨어졌다.

이로 인해 최 감독이 취임일성으로 밝힌 빠른 축구의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여기에 양동현과 라자르, 최호주 등 스트라이커를 활용한 높이의 축구를 추구한다면 좌우측면에서의 빠른 돌파와 날카로운 크로스가 필요하지만 이마저도 찾기가 쉽지 않다.

이로 인해 유효슈팅 비율은 높지만 위력적인 슈팅 수가 줄어들어 결국 경기당 평균득점이 1점에 그치고 있다.

K리그를 처음 접한 초보감독인 데다 선수단을 제대로 정비할 수 있는 시간을 갖추지 못해 예견된 일이기는 하지만 최감독이 비난을 받는 이유다.

또한 지난 4월 30일 제주전 이후 궁여지책으로 스리백시스템을 도입하면서 그나마 나은 형편이지만 이마저도 약효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더욱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따라서 포항은 오는 28일 수원삼성전 이후 2주간의 휴식기동안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무엇보다 스스로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부터 정확하게 짚어내야 새로운 외국인선수 투입으로 전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되는 하반기 대반전을 기대할 수 있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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