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花·포스코 사花 장미 시민 일체감 조성할 수 있는 축제 등 정체성 모색 필요

계절의 여왕 5월에 피는 장미는 참 아름답다. 5월이 가기전 포항시의 시화(市花)이고, 포스코의 사화(社花)이기도한 '장미'에 대해 한번 쯤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포항시 시화- 장미

장미는 1995년, 포항시와 영일군이 통합되면서 시민의견 수렴과 상징물선정위원회 심의, 의회 의결 등의 과정을 거쳐 시화로 선정됐다. 시군통합 전에는 포항시는 장미, 영일군은 국화가 상징 꽃. 선정 이유로 '아름답고 향기가 좋아 사랑을 뜻하며, 베풀 줄 아는 시민이 되길 바라는 의미가 있으며 도약하는 철강도시의 끓어오르는 용광로처럼 시민의 정열을 상징한다'는 취지다. 1998년에는 장미 묘목 10만 그루를 생산, 주택가 담장 옆이나 화단, 아파트 베란다에 심도록 권장했고 농업기술센터가 자체 개량한 넝쿨장미 품종이 보급되기도 했다. 장미는 지금도 형산강 산책로와 양학동, 양덕동 대규모 아파트 울타리에 곱게 피어 그나마 시민들이 가까이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꽃이지만 시화로서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포스코 사화-홍장미

장미는 과거에 포스코와 직원주택단지에서 특별대접을 받았다. 특히 제철소 1문부터 3문까지 울타리를 따라 수㎞ 늘어선 줄장미의 향기는 공단을 뒤덮었으며 효자와 지곡등 주택단지 울타리마다 심어져 봄부터 늦가을까지 시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포항제철소 1기 준공후 숨을 돌리고, 1974년에 사화를 홍장미로 정한 뒤 임원 회의를 거쳐 박태준 사장의 재가를 받았다. 홍장미는 제철소의 열정적 이미지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지금도 제철소 내 곳곳에 작은 장미동산이 있고 계열사들도 식목일이면 포항뿐 아니라 양재천, 판교등지서 장미를 심고 있다. 포스코 직원들도 장미를 가장 좋아하는 꽃으로 꼽았다. 지난 2000년 포스코경영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전체 직원 42.5%가 장미를 가장 좋아했고 백합(10.0%), 국화(9.4%), 코스모스(4.4%) 순이었다.

자매도시 후쿠야마의 장미

포항시 자매도시 일본 후쿠야마는 세계적으로도 알아주는 장미의 도시. 인구 50만명에 철강공업이 주요 산업이며 조선통신사가 거쳐 간 곳이어서 우리와 인연이 깊다. 히로시마 동쪽 후쿠야마시는 2차대전 패전 후 폐허 속에서 도시를 일으켜 세우고 민심을 추스르기 위해 1968년부터 장미를 심기 시작해 50년 가까이 장미를 키워오고 있다. 당연히 1985년에 '시화'를 장미로 선정했으며 시내 전역이 장미로 꾸며져 시민 일체감을 조성하는데 절대적 역할을 하고 있다. '후쿠야마 장미'품종도 개발하기도 했으며 버스와 상가, 거리 간판에도 장미를 형상화했고 장미 과자, 화장품, 기념품 등으로 상업적 활성화도 돋보인다.

5월이 저물어가는 마당에 느닷없이 장미 타령을 하자는 것 아니다. 포항뿐 아니라 경남, 울산, 영천, 상주, 안산, 고양, 원주 등 전국 19개 자치단체가 장미를 상징꽃으로 지정해 놓고 축제, 장미심기운동으로 상징성을 부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광양시도 최근 도심지역 중마동에 장미동산을 조성했다. 포항의 시화도 정해진 만큼 내년 5월에는 거창한 축제는 아니더라도 각 아파트별 예쁜 장미정원 선발대회 같은 행사라도 가져서 상징꽃에 대한 정체성(Identity)을 찾는 시도가 필요할 것 같다. 빛의 도시 포항의 또 다른 빛도 '장밋빛'이다.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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