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경비대 근무 환경 최악 응급환자 간호 공간도 없어 "시설물 설치 등 방법 모색"

▲ 여객선을 기다리며 동기시설에서 쉬고 있는 독도경비대원. 독도경비대는 여객선이 입도하는 날에는 온종일 그늘 한 점 없는 독도 접안시설에서 근무 중이다.
▲ 김성도 이장 부부가 독도 접안시설에서 운영 중인 '독도카페'. 그늘이 없는 이곳에 김 이장 내외가 하루종일 머물고 있다.
"요즘 날씨가 너무 더워 그늘 하나 없는 독도 접안장에 하루 종일 있는 것이 너무 힘들다. 이전엔 천막이라도 쳤지만 파도가 치면 부서지기를 반복해서 이마저도 설치를 못하고 있다"며 "우리 부부도 힘들지만 젊은 독도경비대원들이 웬 종일 땡볕에 서 있는 것을 보니 안쓰럽다" 독도주민 김성도 이장의 넋두리다.

올해는 독도 서도에 독도주민숙소가 지어지고 김성도 이장부부와 독도상주요원 등이 입주한 지 10년째 되는 해다.

독도는 입도제한조치 해제 후 연간 20만명 가량이 꾸준히 찾고 있다. 탐방객이 민족의 섬 독도를 빙문하면 제일 먼저 마주치는 사람은 독도경비대와 독도주민 김성도 이장 부부, 독도상주요원 등이다. 이들은 탐방객이 독도를 찾는 날이면 하루 종일 독도접안시설을 벗어나지 못하고 시간에 맞춰 릴레이 하듯 입도하는 여객선을 기다리고 배웅하는 등 반복적인 근무를 하고 있다.

김성도 이장 부부는 수년전부터 독도 접안시설 한켠에서 독도 문양 손수건과 티셔츠 등을 파는 독도카페를 운영 중이다. 여기서 얻는 수익금으로 세금을 납부하는 등 실효적 지배에 앞장서고 있다.

하지만 김 이장 부부가 운영하는 독도카페의 근무 환경은 열악하다. 시간에 맞춰 입도하는 여객선을 배웅하고 돌아서도 그늘하나 없는 접안시설에서 강렬한 햇볕을 맞으며 다음 여객선 오기를 기다린다.

독도경비대원들도 김 이장 부부와 마찬가지다, 첫 여객선이 입도하기 전 10여명의 대원들은 접안시설로 배치돼 점심도 이곳에서 도시락으로 해결하고 마지막 여객선이 떠난 후 동도 정상에 있는 부대로 복귀한다. 또, 독도경비대원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키 위해 장비 등도 갖추고 배치되지만 접안시설 주변에 보관 할 곳이 없어 한곳에 모아두고 장비까지 지켜야하는 상황이다.

독도경비대 관계자는 "접안시설에 배치돼 하루 종일 햇볕에 노출되다보니 대원들도 힘들어 하고 있다"며 "장비 등을 보관하거나 여객선이 도착하기 전 쉴 수 있는 그늘공간이 있으면 대원들 사기에도 큰 도움이 될 듯하다"고 밝혔다.

독도 접안시설은 독도 내에서 남쪽을 바라보고 있어 하루 종일 햇볕에 가장 노출이 많이되는 지역이다.

한나절 접안시설에 머무르는 동안 썬크림을 발랐는데도 불구하고 팔과 얼굴 등에 경미한 화상을 입었을 정도다. 접안시설 이곳저곳을 둘러봐도 강렬한 태양을 피할 공간은 없었다. 독도 접안시설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해도 옮겨 간호할 공간도 마땅찮은 상황이다.

독도경비대는 동도정상에 있는 부대까지 가파른 계단으로 이뤄져 있어, 배치와 이동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김 이장 내외도 마찬가지다. 숙소가 서도에 있어 보트를 이용해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특별한 일이 없을 경우 하루종일 접안시설에서 머물고 있다.

독도관리소의 한 관계자는 "독도의 시설물을 설치할 때 문화재청 등에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함부로 설치 할 수 없다"며 "그늘 시설 등을 설치 할 수 있도록 방법을 모색해 보겠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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