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김포 노선 탑승률 39% 불과…손실 보조금 재정 부담
활성화 방안 효과 미지수…적자 지속 시 노선 폐쇄 가능성도

지난 3일 재취항한 대한항공 포항-김포 노선간의 탑승률이 40%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2년여만에 열린 하늘길이 다시 닫힐지 모른다는 우려가 크다.

재취항 조건으로 포항시가 대한항공에 운항 손실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하고 마련한 예산도 현재 탑승률이 지속될 경우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보여 재정 부담이 예상된다.

2014년 7월 활주로 재포장 공사로 문을 닫은 지 21개월만인 지난 3일부터 포항공항에는 대한항공 147인승 포항-김포 여객기가 하루 4차례 운항을 시작했다.

포항시 등은 항공기 편도 운임이 6만5천원으로 KTX 운임 5만3천500원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 점, 소요시간도 KTX에 비해 1시간 30분 빠르다는 점, 김포공항에서 서울역이나 인천국제공항까지 20~40분이면 닿을 정도로 접근성이 좋다는 점 등을 들어 이용객이 많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실제는 기대 이하였다.

30일 한국공항공사 포항지사에 따르면 지난 29일까지 운항한 항공기 총 좌석 1만4천406석 중 탑승 좌석은 5천630석으로 평균 탑승률 39.0%에 그쳤다.

결항된 이틀을 제외하면 하루 평균 230여명이 이용한 꼴이다.

임시공휴일 등 나흘간의 황금연휴 첫날인 5일 포항행과 마지막 날인 8일 김포행 여객기만 만석에 가까운 140석을 채웠을 뿐 대부분은 30~40%선에 그쳐 2년전 평균 탑승률이었던 45%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반면 KTX 포항역에 따르면 같은 기간 포항-서울 및 서울-포항 KTX 승차 인원은 7만3천226석으로 하루 평균 2810여명이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단순히 비교하면 서울을 오갈 때 비행기를 타는 사람보다 KTX를 이용하는 사람이 10배 이상 많은 셈이다.

'적자 노선'으로 굳어지면 재정부담도 불가피하다.

포항시는 경북도와 함께 재취항 조건으로 탑승률이 70%에 미달할 경우 승객 1인당 요금의 70%를 보전해주기로 대한항공과 합의하고 운항손실 보조금으로 10억 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적자가 지속될 경우 재정부담은 불가피하고, 경영 악화를 겪게 된 항공사가 노선 폐쇄 절차를 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포항시와 공항공사 및 대한항공 관계자들은 지난 17일 탑승률을 높이기 위해 만난 자리에서 가격 경쟁력 등을 집중 홍보하고 이용 캠페인을 펼치는 한편 항공기 연계 여행상품을 개발·판매하기로 했다.

또, 경주를 찾는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공항 이름을 '경주포항공항'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여러 공항 활성화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포항시 관계자는 "운항 손실 보조금은 지급 절차 등 차후 협의를 거쳐야하며 현재까지 정확하게 집계된 바는 없다"며 "개선된 접근성과 KTX 대비 가격 경쟁력 등을 알려 탑승객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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