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일주일간 후반기 대반격 해법 모색 잦은 패스 미스·짧은 볼 소유 등 문제점 보완

K리그 클래식 12라운드 현재 리그 8위로 처져 있는 포항스틸러스가 1일부터 일주일간 '약속의 땅' 가평으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지난 2009년 파리아스 감독시절 처음으로 가평 에덴스포츠타운으로 전지훈련에 나섰던 포항은 이후 극적인 변화를 가져오면서 약속의 땅으로 이름 지어졌다.

당시 9위까지 추락했던 포항은 가평전지훈련후 대반전과 함께 ACL우승과 FIFA클럽월드컵 3위, 피스컵코리아 우승, K리그 통합 2위 등 대업을 이뤄냈다.

2012년에도 6월까지 최하위권으로 밀려났지만 가평전지훈련후 대반격에 나서 FA컵 우승과 K리그 클래식 3위를 차지했으며, 2013년에는 한국프로축구사상 처음으로 K리그와 FA컵에서 더블우승을 차지했다.

가평이 포항에게 약속의 땅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비록 일주일 내외의 짧은 기간이지만 에덴스포츠타운이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곳에 위치해 훈련집중도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덕분이다.

포항으로서는 이번 훈련의 의미가 유독 크게 다가온다.

어찌보면 포항은 올해 지난 2012년 상황과 거의 흡사한 상태에서 시즌을 맞았고, 결과 역시 비슷하다.

2011년 포항지휘봉을 잡은 황선홍감독은 2012년 ACL 플레이오프로 인해 1달 먼저 시즌을 맞았고, 수년간 이어왔던 패스축구에서 원톱을 이용한 빠른 축구를 펼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결과는 가혹했다.

어렵게 ACL플레이오프에서 승리를 거뒀지만 조별예선에서 일찌감치 탈락했고, K리그 역시 극심한 골가뭄을 겪으며 리그 최하위권으로 떨어졌다.

결국 팬들은 코칭스태프 교체를 요구하는 등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던 데다 같은 해 6월 14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무관중경기로 열린 인천전은 '동네축구보다 못하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황선홍감독은 이 경기후 자신이 추구하려던 축구를 포기하고 '제로톱'전술을 들고 나왔고, 이 새로운 전술이 먹혀들자 가평전지훈련을 통해 완성도를 높였다.

이 변화로 포항은 2015년까지 FA컵 2연패와 K리그 우승 등 4년간 한국 프로축구 최정상에 군림했으며, '스틸타카''황선대원군''토종축구' 등 새로운 신조어를 만들어 냈다.

올해 포항지휘봉을 잡은 최진철감독 역시 2012년 황선홍감독과 같이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겠다는 각오를 밝혔지만 선수단도 제대로 구성하지 못한 채 짧은 전지훈련을 떠났고, 2월부터 시즌에 들어갔다.

ACL플레이오프는 무난히 통과했지만 조별예선리그서 탈락한 데 이어 FA컵 32강 탈락, K리그 클래식 8위 등 상처만 남긴 채 추락하고 말았다.

경기력 측면에서도 손준호 부상이후 허리라인 무너지면서 공수연결이 끊어져 스피디한 경기를 펼치겠다는 최감독의 각오가 무색해 졌다.

결국 최감독은 지난 4월 30일 일찌감치 처음 자신이 펼치려던 전술에서 벗어나 스리백시스템으로의 변화를 선택, 이후 5경기서 2승2무1패를 기록하며 후반기 대반전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최진철 감독 역시 시즌 개막전후 지금까지 포항 경기력의 문제점을 확실하게 인식하고 있다.

최감독은 지난달 29일 수원삼성이후 "잦은 패스미스와 중원에서의 짧은 볼 소유가 가장 큰 문제점"이라며 "이번 전지훈련에 이 부분에 대해 집중훈련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록 일주일밖에 안되는 시간이지만 겨울전지훈련후 처음으로 전술적 변화를 위한 심도있는 훈련을 한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더욱 높아진다.

그리고 가평전지훈련이 또다시 약속의 땅이 돼 줄 것인지 일찌감치 관심이 집중된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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