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 글자에 우리 사는 세상 변하지 않는 지혜 담겨
한자 설명…우리말 단어·상용한자 배울 수 있도록 구성

▲ 천자문 공부
천자문은 1500년이나 이어진 고전이다. 단 1천글자 안에 우주, 역사, 철학, 정치, 사회 등 우리가 사는 세상 전반에 대한 변하지 않는 지혜가 담겨 있다. 그러나 그동안 한자를 배우기 위한 책으로만 치부되었거나 옛 해석을 그대로 답습해 그 안의 정수를 깨닫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윤정대 변호사가 펴낸 '천자문 공부'는 천자문 구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한눈에 알 수 있도록 체계를 세웠다. 또한 각 구절을 설명하면서 '시경' '주역' '논어' 등에 나오는 고사를 충분히 인용해서 고전을 이해하는 눈을 넓힐 수 있도록 했다. 평소 동양 고전에 관심은 있는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던 사람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천자문의 한자 1천자 가운데 211자 가량이 상용되지 않은 한자이고 그 가운데 100자 가량은 아예 쓰이지도 않은 옛 한자이다. 따라서 천자문의 한자를 모두 익힌다고 하더라도 상용한자의 절반도 익히지 못했다. 이 책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천자문 한자에 중학교 한자 900자와 고등학교 한자 900자를 포함시켜 한자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도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한자 대부분을 익힐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기존 천자문의 한자를 설명하면서 우리말 단어와 함께 상용한자를 배울 수 있도록 구성해 우리가 몰랐던 한자의 용례까지 살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 책은 훈(訓)으로만 익히던 한자 학습에서 탈피해 한자로 된 우리말의 속뜻을 정확히 익힐 수 있도록 구성했다. 그동안 흔히 천자문만으로 천자문의 첫 구절인 천지현황(天地玄黃)을 하늘 天, 땅 地, 검을 玄, 누를 黃으로 훈을 새기면서 배우는 것과 같다. 그러나 훈만으로 한자를 익히는 것은 혼란스러운 결과를 초래한다. 정(情), 지(志), 의(意)에서 보듯이 글자의 뜻과 쓰임이 각각 다름에도 모두 훈을 '뜻'으로 같이 새기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다. 예를 들어 유(有), 재(在), 존(存)도 모두 '있다'로 훈을 새기고 행(行), 왕(往), 거(去), 지(之), (서)逝도 '가다'로 훈을 새긴다. 따라서 훈으로만 한자를 익혀서는 각 한자의 의미나 쓰임을 제대로 알 수 없다. 한자가 실제 쓰이는 용례에 따른 다양한 의미를 파악하고 경우에 따라 한자의 유래를 살피는 것이 필요하다. 이 책은 천자문에 나오는 한자는 물론 천자문에 나오지 않는 나머지 상용한자도 마찬가지로 훈을 새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자의 뜻을 좀 더 깊게 들여 보고 뜻에 따라 단어를 제시해 살펴 우리말을 더욱 정확히 쓸 수 있도록 구성했다.
남현정 기자
남현정 기자 nhj@kyongbuk.com

사회 2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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